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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95건
2013. 7. 23. 01:17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월요일은 엄마에게 전화하기로 마음 먹은 날인데 전화를 못했다. 11시를 훌쩍 넘긴 시계를 보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괜시리 눈물이 핑돌것같아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일단 서걱거리는 마음을 이 사진을 보면서 달래본다. 말속에 갇히지않기를, 생각이 우리를 잡아먹지 않기를.

(20130722)




<엽서와 산책> 두번째 모임은 북한산 둘레길 소나무숲길 구간을 걸었다. 습기가 가득한 숲길은 산모기로 힘들었지만 우리는 걷는 동안 비를 기다렸고, 길의 막바지에 후다닥 쏟아지는 비에 기뻐했다. 동행한 이들은 제각각 자두, 토마토, 참외, 복숭아 제철 과일을 챙겨왔다. 제철 과일을 먹으며 마주보고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발을 찍었다. 당시의 풍경과 기운이 생각난다. 8월 <엽서와 산책>의 행선지는 어디로 하면 좋을까? 괜시리 또 기대된다. 그 길과 길위의 사람들이.


엽서를 붙이기 위해 D여자대학교에 잠시 들어갔다. 우리는 "우체국이 어디있냐고?" 경비원에게 물었다. 그 학교는 사설경비업체 모자씨에게 경비업무를 맡기고 있었다. 모자씨 직원들은 제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다. 우리에게 "이 학교 학생이 아니냐?"라고 물었고 외부인은 6시 이후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잠깐 편지만 붙이고 나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학교에 출입해서 학교 공터에 자리잡고 술을 마시며 노닥거렸다. 10시가 넘은 시각 모자씨의 제복 입은 또다른 젊은 남자가 저벅저벅 다가와 또 물었다. "이 학교 학생이냐고?" 그때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두고왔다고 하자, 모자씨의 제복 입은 젊은 남자는 학내 음주는 불가능하다며 우리의 음주를 단속했다. 제복입은 젊은 남자가 돌아다니면서 재학 여부를 묻고, 술 마시는 것으로 무어라 그러니 기분이 별로였다. 이것 참, 고등학교도 아니고. 정숙한 여자고등학교에 와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20130720)

2013. 6. 4. 00:31



집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 연결을 했다. 라디오말고 세상과 접할 수 있는 경로를 하나 더 만들었다. 피곤하고 귀찮은 마음에 얼른 씻고 잠을 청할까싶었지만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 지인이 주거주지를 서울에서 충청도 홍성으로 옮겼다. 오늘은 지인이 그곳에서 첫 출근을 한 날이다. 출근은 어떠했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반겼는지, 새로운 공간에서 잠은 잘 잤는지 궁금함이 들었다. 가까운 이가 공간적으로 멀어진다는 것은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같은 영역권에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느낄 때가 있다. 항상 같은 영역권에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거주지를 옮기니 마음이 서늘했다. 공간의 거리감은 있지만 지인과 안부를 자주 물으며 마음과 마음사이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컴퓨터 전원을 켰다. 블로그를 통해 가까워졌듯이 다시 이 공간을 통해 안부를 서로 물으며 관계의 탄탄함을 유지하고 싶다. 출근 잘 하셨지요? :)


목련집으로 거주지를 옮긴지 2주가 되었다. 독립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를 둘러싼 조건들이 한순간에 많이 바뀌었다. 바뀐 공간에 적응을 하며, 애도의 시간을 가지며, 관계의 기쁨도 느끼며 정신없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독립'과 관련해서 내가 느끼고 깨닫는 것들을 잘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귀한 관계일수록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생활인으로 삶을 꾸려가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투여된다는 것을 체감하며 원가족이라는 범주 안에서 상당한 돌봄을 제공받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확인하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독립을 맞은 나는 앞으로 원가족과는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가야하는 것일까 과제를 하나 얻었다. 많은 과제들이 눈앞에 하나씩 하나씩 쌓인다. 가난하지만 알뜰하게 지출하며 저축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터득해야할지와 배근육과 허리근육은 어떻게 하면 만들어지는지와 밥을 잘 챙겨먹으면서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과 활동과 내가 분리되지 않고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탐색하는 것과 애인님에게 기쁨을 전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것 등 기쁘게 맞이해야할 과제들이 오밀조밀 모여 앉아 반짝거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차근차근' 그렇게 과제들을 행하는 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3년 새해 계획 리스트를 보았다. 8개의 리스트 중에서 '독립'이라는 것을 행한 나와 마주하고 있는 이 밤, 내가 참 대견스럽다. 요즘은 체력적으로 많이 피곤하지만 충만한 상태이다. 빨리 잠을 청해야겠다. 


독립준비자를 위한 바람의 경험기 제1탄 부모님에게 이렇게 독립을 말했어요!


부모님의 스타일을 파악하세요. 대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그런데 서른을 넘긴, 결혼을 하지 않은, 수입이 적은, 거주지와 직장이 동일한 지역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여자 사람의 경우 집에서 나오겠다는 말이 절대 쉽게 떨어지지않아요. 말을 꺼낸다고 하더라도 대화는 아마 99.9%는 불가능하다고 믿어요. 그러했을 때 중요한 포인트는 초지일관 흔들리지 않고, '나는 집을 나갈 것이다.'라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해요. 그 어떤 회유와 협박 달램이 들어온다고 손치더라도 말하는 것이지요. '나는 집을 나갈 것이다.'라고요. 그리고 저는 허락을 구하고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집을 알아보고 계약을 하고 독립을 말하였어요. 내게 핑계를 주지 않기 위하여. 계약을 하면 부모님도 어찌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나 또한 정말 계약한대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고요. 계약은 내가 약해지지 않는 힘이 되었어요. 그런데 계약은 부모님에겐 어찌못할무엇이 아니더라고요. 계약을 했다고 해도 그 계약을 물리라고 말을 하였으니까요. 그랬을 때 다시 한 번 흔들리지 않고 말하는 것이지요. "나 계약했어. 나 나갈거야."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예상했기에 부모님에게 '나 집 나갈거야.'라는 말 외에 수면 밑에 있는 의미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편지를 써서 전했어요. 두분중 한분은 절대 읽지않겠다며 편지를 읽지않았지만, 또다른 한분은 편지를 읽고도 나가지말라는 본인의 고집은 꺽지않았지만(의미 전달 효과성은 뭐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일종의 자기만족과) 내 의지를 확고히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았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20130603)

2013. 5. 12. 20:34



핸드폰이 운명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어제부터 수신의 기능을 전혀하지 못하고 있다. 문자가 와도 나는 볼 수 없다. 상대가 전화를 걸어도 나에게는 전화가 들어오지 않는다.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카메라 기능으로 전환되고, 숫자버튼이 잘 눌러지지 않는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게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것 뿐이다. 전화기를 바꿔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우선은 수리센터에 가봐야겠다. 그리고 피쳐폰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게 수소문을 해봐야겠다. 피쳐폰도 나름 디자인이 중요한데. ㅠ  그리고 정말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겠다. 스마트폰에 대한 욕구는 없다. 그런데 요즘 카메라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담고싶은 순간들,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생겼다. 작은 카메라를 하나 사려고 했었다. 그런데 핸드폰이 망가져가고 있으니 카메라 기능이 좋은 스마트폰을 살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을 만났는데 핸드폰을 바꾸라는 원성을 들었다.


위 사진은 내 피쳐폰으로 찍은 5월의 숲. 누군가가 내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내게 양도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참 마음에 드는 폰인데.

(20130512)



올 봄에도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최된다. 예년에 비해 늦은 봄에 개최되는 영화제 상영작 리스트들을 쭉 살펴보았다. 상영작들을 보며 '이 영화는 왜?'라는 생각이 드는 몇몇 작품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김태용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러했고, 김동호 전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영화 <주리> 또한 (스폐셜 상영작이긴 하지만) 그러했다. 영화제의 가치와 주관을 지키며 영화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짐작하면서도, 영화제 흥행 여부도 고려해야하는 집행단위 고민이 이해되면서도 상영작 리스트를 보며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성영화제에서 굳이 주류 남성 감독들의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 설득되지 않았다. 


대학로 동숭동에서 신촌 아트레온에서 신촌 메가박스로 영화제 근거지가 올해 새롭게 바뀌었다. 메가박스라는 대형극장에서 진행되는 영화제 풍경이 크게 기대되진 않지만 -_-; 곳곳에서 여성영화제 특유의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기를 빌어본다. 공간이라는 것, 참 중요한데. 점점 공간을 빼앗겨버리면서 여성영화제의 특유의 분위기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트레온을 잡아먹은 CJ 메롱! 뷁!


하지만 이번 여성영화제의 슬로건이 마음에 든다. 'She's comming' 간결하고 명확하다. 그리고 이애림 작가의 영화제 포스터 그림도 인상적이다. 2007년 여성영화제 리더필름을 그녀가 만들었다. 이애림 작가의 그림은 괴기스러운 원시의 힘이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의 눈썹은 프리다칼로의 그림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2010년 그녀의 전시회 <활활>에서도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그림의 분위기가 공간을 집어삼켰다. 그 힘이 좋다. 마지막으로 영화제 트레일러 필름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 한예리가 나온다. 결론은 이번 영화제가 설레인다는 것! ㅎ 예매완료! ㅎ

(20130512)



2013. 5. 6. 21:47
안녕하세요. 바람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 공간에 들어와서 글을 남기게 됩니다. 아마도 저의 블로그의 시간은 2013년 4월 21일 밤에 멈춰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한동안 저의 블로그를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였고요. 남겨주신 안부에 바로 답장을 전하지도 못한 저의 불찰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를 바래봅니다.


4월은 제게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 계절이었습니다. 기쁨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고,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했던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4월이 지났지만 여전히도 해결해야 할 숙제는 존재하지만 더디게 하나씩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저는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이사를 해야했지만 아직 이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5월 중순에는 이사를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물품 목록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세탁기와 냉장고입니다. 독립 가구에 필요한 세탁기와 냉장고의 가격을 알아보았습니다. 새것을 구입하기 이전에 누군가가 잘 사용하다가 이제는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필요없는 그 두녀석이 있으시다면 너무나도 엎어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목록을 무순위로 나열해보면,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침대 :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데려갈 것 (많이 낡은 것이지만 메트리스만 가져갈 생각임. 아 그런데 밑에 수납공간이 있는 침대다. 수납공간이 필요할텐데 고민해보도록 하자. 하지만 할아버지 나무 책상을 침대 옆에 두려고 한다면 메트리스만 있는 것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잊지 말자.)


노트북 : 이것도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데려갈 것


노트북 스피커 : 지인께서 좋은 컴퓨터 스피커를 친히 기증해주시겠다고 함 :)


소형라디오 : 세상이랑 소통해야하니까. 외로움을 떨치기 위한 친구가 필요할 것 같다.


헹거 : 집에 있는 헹거를 빼올 수 있도록 함. 임여사님이 안주겠다고 하면 어쩌지? 빨리 옷정리도 해야 함.


나무좌탁

책상

책상의자

책장

: 위의 리스트는 집을 구성함에 있어 일종의 로망의 소품들이다. 이것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득템할 수 있도록 쇼핑리스트에 일단을 올려두어야 겠다. 하지만 나의 로망에 부합하는 물건을 누군가께서 더이상 쓰지않으시겠다면 엄청 받고 싶다. +ㅗ+


스탠드 : 거실용 스탠드는 고장난 것 전파상에 반드시 수리 맡길 것, 방에 둘 스탠드는 이소정에게 애교부려서 하나 맹글어 달라고 꼬셔 볼 것.


장농 : 왠지 나무좌탁과 책상과 책상의자 책장과 같은 구성의 느낌의 물품이면 좋겠다. 장농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헹거가 있다면 대체할 수 있을듯도 하나 계절마다 이불을 바꾼다면 그 이불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불은  압축팩같은 곳에 넣어두고 베란다에 보관할까? 왠지 습해서 여름동안 공팡이가 생길 것같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해봐야겠다.


주방용품 : 냄비 큰 것, 작은 것, 후라이팬, 칼, 도마, 국자 등과 같은 요리도구,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접시, 컵, 주전자 등. 이것도 취향을 고려하여 장만하고 싶은 것들. 그런데 취향도 취향이지만 예산이 안맞으면 임여사님의 그릇들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지 방법을 고려해보도록 할 것. 디테일하게 필요한 것들 생각해보기. 살면서 하나씩 구입하도록 하기.


침구 : 겨울용 침구는 임여사님께서 해주신 극세사 빨간 꽃무늬 침구를 가져가도록 하겠음. 겨울 이불 세탁해야 함. 아직 겨울용 이불을 사용하고 있음. 여름용 침구를 장만하도록 함.


전기장판 : 전기장판을 극도로 싫어함. 만약 집이 춥다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 됨. 이것은 그때가서 판단하도록 함.


선풍기 : 유난히 더워하는 나로서 여름 필수 아이템


청소기 : 청소기와 관련해서 사람들의 의견이 나뉜다. 얼마전 점심시간에 청소기파와 빗자루파로 나뉘어서 점심토론을 진행했다. 청소기파인 나우는 빗자루질을 하면 먼지가 너무 날리고, 머리카락 등은 소형청소기로 쏙쏙 빨아들이면 그렇게 편할 수 없다고 함. 빗자루파인 박봉은 머리카락 등 눈에 보이는 것들은 찍찍이로 제거하고 빗자루질을 하면 된다고 함. 나의 청소 스타일을 보았을 때 나는 청소기가 필요한 사람이다. 소형 청소기를 알아보자.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 확인해보자.


밥솥 :집에 제일 먼저 들여놓아야 하는 것이 밥솥이어야한다며, 그래야 굶어죽지 않는다며  또다른 지인이 하사함. 쿠쿠전자밥솥으로. ㅎ 


가스레인지 : 전세입자가 두고 감. 깨끗이 닦아놓고 가심. 


커피포트 : 이것도 제3의 지인께서 선물하겠다고 약속하심.


대략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공개하는 이유에는 혹시 안쓰거나 이참에 기존에 쓰던 것을 바꾸려고 생각하는 물건들이 있다면(주황색으로 쓰여진 물품들이 필요한 것들이어요! ㅎ) 제게 연락을 주시면 좋겠다는 사심을 담은 의도가 분명히 있습니다. ㅋ 그리고 살다보니 이런 것들이 꼭 필요하다는 독립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 이렇게 기록합니다. 우선은 1차로 생각나는 것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조언을 얻어서 리스트를 확정해야겠습니다. 


뜸했던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글로 시작해서 목적성이 다분히 내포한 글로 마무리 짓습니다. 여긴 내 블로그니까용. ㅎ 뭔가 심히 까불고 싶은 밤입니다. 곧 두려움의 시간이 다가오니 그 두려움을 잊고 싶어서 그러는 것같습니다. 오늘밤을 무사히 넘기고 독립의 길로 향할 수 있도록 기원부탁드립니다. 


독립만세! 독립만세! 독립만세!


2013년 5월 6일

바람드림.




2013. 5. 6. 21:41



같이 점심먹고, 옥상에서 볕쬐며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론에 대해 수다를 나눴다. 고민을 정리하는 노우하도 각자의 스타일대로 제각각. 2013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들~훤하다! ㅋㅋㅋ

(20130418)



'점심시간 안녕하세요?' 점심시간에 관한 우리들의 이야기, 민우회원 점심번개날 고래씨와 함께. 이 사진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ㅎ 점심시간 유급화로 노동시간 단축! 올해 민우회 여성노동팀 키워드는 점심시간 유급화.

(20130405)

2013. 4. 20. 13:08


노랫말을 곱씹게 된다. 아름다운 노래이다. 비(雨)덕에 게으름을 부리고, 여유를 느낀다. :)

2013. 4. 10. 00:48

 

 

반짝반짝 새로운 회원 소모임들로 와글와글한 봄날, 우리 산책할래요?
소모임은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 도보모임을 꾸려보려고 해요. 민우회 회원님들 함께 걷고 싶어요. :)

 



민우회 회원 도보 모임 '엽서와 산책'

 

어느날 문득 여행은 가고 싶은데 주머니는 가볍고, 함께 갈 이는 없고,
멀리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럴때는 어떻게 하나요?
콧구녕에 킁킁 바람 쐬워주고 싶을 때, 산책갈래요?

 

민우회 회원 도보모임 '엽서와 산책'이 봄과 함께 시작합니다!

 

'엽서와 산책'은 한달에 한 번 서울시내 걷기 좋은 곳을 찾아 산책합니다.

'엽서와 산책'은 멤바가 정해진 소모임은 아니에요. 
민우회 회원이면 누구나 신청가능!
민우회 회원은비회원 동반 1인까지 초대할 수 있어요.

 

'엽서와 산책'은 산책로가 결정되면 산책경로와 모이는 날짜가 회원커뮤니티 모람세상과 민우회 블로그에 공지되어요.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을 통해 참가신청 해주신 10분을 순서대로 도보모임 '엽서와 산책'에 초대합니다.

 

'엽서와 산책'은 오전 11시에 모여요.

'엽서와 산책'은 도시락을 먹어요.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아침밥 단디 먹고 오기)

'엽서와 산책'은 작은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고 오후 5시즈음에 헤어져요.

'엽서와 산책'은 침묵이 익숙한 모임이고 싶어요. 조용히 산책하며 은은히 당신에게 스며들고 싶어요.

'엽서와 산책'은 1회용품을 멀리해요. 귀찮더라도 텀블러와 젓가락을 챙겨요.

 

*4월 첫모임은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배경지인 사직동에요.

*4월 첫모임 산책경로와 산책일은 14일 밤에 모람세상과 민우트러블에 공지됩니다.

*준비물 엽서1장, 도시락(내 먹을 것), 텀블러와 젓가락, 차(Tea)값, 맘(Heart)

*모임지기 바람(여성노동팀) 02.737.5763 / joje@womenlink.or.kr

 

소모임을 무얼할지 고민이 된다면 봄날 무작정 걷고 싶다면
'엽서와 산책'에 일단 마음 가벼이 놀러오세요. :) 히히-

 

+ 이래저래 고래씨의 영향으로 상상하게 된 모임,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람이 적게 모여도(사실 소규모가 더 좋음.ㅋ) 한달에 한번씩 꼬옥-걸어야지! 일단 산책할 핑계가 생겨서 좋다. 얏호! 

2013. 4. 9. 22:12


트윗계정을 삭제하려다가 차마 삭제하지 못하고 언어 설정을 프랑스어로 바꿨다. 그랬더니 기분이 산뜻해졌다. 가을방학이 2집 앨범 <선명>을 발매했다. '좋은 아침이야, 점심을 먹자'라는 곡 제목이 재미있다. 앨범 자킷 사진이 참 이쁘다. 싱그럽다. 


2013. 4. 7. 21:36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이틀동안 꾸역꾸역 계속 먹기만 했다. 비어 있는 위를 음식물로 채우면 내 안에 있는 공허감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음식물이 채워지는 만큼 공허함의 크기는 더 커진다. 위와 공허감이 마치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소 모양같다. 어제는 혼란스러웠다. 사천에 있는 할아버지가 이번 주말을 넘기기 어려울 것같다는 의사의 판단에 부모님은 사천으로 먼저 내려가고 나도 곧 내려갈 채비를 했다. 집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버리고, 며칠 집을 비울 것을 대비하여 화장실이며 곳곳을 청소했다. 옷가지 몇 벌과 속옷과 양말을 챙겼다. 청소 중에 갑자기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방학이 되면 항상 시골집에 머물렀다. 밭일, 논일을 마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소주를 마셨고, 냉장고에 있는 찬으로 안주를 손수 만들었다. 여러 안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안주는 고기에 소금대신 설탕을 뿌린 설탕구이였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곁에서 나는 고기를 낼름 집어먹고 할아버지는 소주를 마셨다. 어쩜 그리도 맛있었는지 가끔 그 맛이 생각난다. 할아버지는 논농사를 그만두고 한때 잔디농사를 지었다. 할아버지는 잔디를 잘 가꿔 팔곤했다. 할아버지가 잔디를 갂으면 난 할아버지가 만든 갈퀴를 들고 잔디를 그러모았다. 막 깍인 풀냄새가 좋았다. 풀냄새 맡으며 잔디 위를 뒹굴면 온몸이 까끌거렸지만 구석구석 어느 한 곳도 빠짐없이 내 안에 빛이 드는 것 같아 풍족했다. 동네 고양이는 항상 할아버지 곁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할아버지 머리맡 위에서 고양이가 잠들어 있기도 했다. 할아버지 곁에서 여유를 부리던 고양이들은 우리 삼남매가 오면 화들짝 놀라 한동안 다른 곳으로 피신을 가야 했다. 할아버지가 만든 집에서 그렇게 나는 나의 유년의 계절을 보냈다. 계절마다 난 그곳에서 추억을 만들었고, 계절이 바뀌어도 그곳에는 항상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었다. 많이 쇠약해진 할아버지, 지난 3월 할아버지를 찾아갔을 때 할아버지는 내게 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다 자란 손녀딸에게 용돈을 주었다. "할아버지 또 올게요."라는 말에 아무 대답이 없던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제 죽음을 준비하자고. 하지만 그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집을 며칠 비울 것을 대비하여 집안에 쓰레기를 비우는 것이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일까. 함께 공유했던 기억을 더듬는 것이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일까. 할아버지는 내게 시간을 주었지만 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결국 무기력해진다. 다행이도 지난밤 할아버지의 의식은 돌아왔고, 가족들을 알아보고, 대화도 나눈다며 연락이 왔다. 마음을 놓아도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연된 것일뿐. 여전히도 조금씩 가까이 곁으로 다가온다. 낯선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보기가 힘들다. 매일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간다는 명제는 알겠지만 실체와의 만남은 두렵다.




마음 다독이려고 시작한 손바느질. 텀블러 주머니를 만들었다. 머리 속으로 항상 텀블러를 챙겨다녀야지 생각만했는데 텀블러 주머니도 생기고 했으니 진짜로 텀블러와 밀착된 생활을 해야겠다.

(20130407)


언니가 있는 마석모란공원에 다녀왔다. 5년만에 언니를 찾았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명절날 온 가족이 모인 것처럼 언니 묘지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졸업 이후 처음 뵙는 언니의 어머니. 어머니는 그때 모습 그대로이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우리들 먹으라며 올해도 홍어무침과 떡을 해오셨다. "희정이가 떠난지 1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도 나는 마음이 아프네. 그래도 희정이가 이제는 내 딸 희정이보다는 여러들의 언니로 있다는 것이 낯설지가 않네."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마음이 아릿했다. 언니의 아버지는 여전히 말씀이 없으시다. 언니의 조카는 이제 훌쩍 자라 분홍색 키티 운동화를 신고 이곳저곳을 뛰어 다닌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언니였지만 언닌 내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마음다해 진짜마음으로 살아가자는 희정언니의 글들을 보며 나도 그렇게 살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다짐하곤 했다. 말 속에 마음을 담고 말과 행동이 같기를 바랬다. 언니 앞에서 한 말들은 꼭 지키려고 했다. 학교를 졸업한 지 십여년이 다 되어 간다. 그때의 나의 말들은 무력해졌고, 나는 언니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변하고 더이상 그때의 내가 아닌데 언니는 그때 모습 그대로이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언니 방 앞에 다정하게 피어있던 진달래가 올해는 아직 피지 않았다. 2016년 봄날은 언니가 떠난지 스무해가 되는 해라고 한다. 그때되면 아이들은 또 훌쩍 자라 있겠지. 그때되면 아이들은 이제 엄마들을 따라다니지 않겠다고 하겠지. 그때는 조금 더 즐겁고 환한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언니를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는 언니 방 앞 진달래가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주었으면 한다. 

(20130406)


머금지 못했던 지난 밤. 결국 난 머금지 못했던 내 죄로 감정을 잃어버렸다. 발설하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무의미해졌다. 말은 너무나도 허망하다. 말했기때문에 나는 잃어버렸다. 결국 그렇게 되었다.

(20130405)


시인을 만났다. 시인을 만나 시란 시인의 몸을 통과해 만들어진 작은 열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인의 시집을 샀고 나도 내 온몸으로 쓰여진 시를 쓸 수 있기를 열망했다. 하지만 나의 시는 너무나도 천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시들을 다시 부여잡고 읽고 또 쓰고 읽고 다시 쓰고를 반복할 것이다. 시인의 시집을 한 권씩 정성스럽게 읽기로 했다. 이윤림 시인의 시집을 처음부터 차근히 읽고 있다. 

(20130404)


실내정경화

이윤림


실내 정경화라는 그림의 장르가 있다고 한다

19세기 이래 서양 미술의 한 갈래로 자리잡았다는 그 양식

만약에 누가 나의 실내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겠다면

멋대가리 없는 커다란 인조가죽 소파는 치워버리겠다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기타는

먼지를 털어 벽에 기대어놓겠다

탁자보는 귀를 맞추어 단정히 하고

그 위에 즐겨 읽는 책을 몇 권 놓아두겠다

화분들에는 새로 물을 주겠다

배치를 새롭게 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시든 잎사귀들을 똑똑 따주겠다

아아, 개운해

식물들은 소리를 지르리라

빈 벽에는 클레의 그림 한 점만 걸어놓겠다

통유리문에는 얇은 레이스 커튼을 쳐

해빛을 살짝 거르겠다

부시지 않는 빛 가운데서

실내의 모든 윤곽들이 모서리에서 힘을 빼리라

이렇게 실내를 연출한 후 마지막으로

난감한 이 동체- 물을 줄 수도

시든 이파리를 따줄 수도 없는

나를 내보낼 것이다

벽에 붙여둔 빈 의자 하나가

실내를 조용히 응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화가여, 그려다오

내가 빠진 그 실내정경화 아름다워도 되리라

2013. 3. 31. 01:50

바느질을 해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피아노 곡을 들어도 심란하다. 그래서 쓰기로 했다. 오늘도 집을 보고 왔다. 연신내에 있는 집 하나와 구산에 있는 집 두채를 보았다. 연신내에 있는 집이 어제 응암에서 본 집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연신내에 있는 집 월세 역시 내 기준보다 높았다. 아무래도 월세를 기준보다 상향조정을 해야할 것같다. 햇볕이 잘들고 창문을 열면 목련나무가 보이는 연신내 목련 집은 내가 머뭇거리는 동안 누군가의 마음에도 쏙 들 것이다. 그래서 어제보다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나니 어떻게 임여사님과 이부장님에게 이야기를 전해야할지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았다. 


연신내 목련 집은 낮에 친구와 함께 보았고, 구산동 두채의 집은 저녁에 동생과 함께 보았다. 집 근처 찻집에서 동생에게 물었다. "집 보고 나니까 어땠어?" 과거에도, 그리고 어제 몇몇집을 본 나와 달리 동생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언니 집이 낡건 작은건 문제가 아니야. 싱크대를 새로하고, 신발장을 바꾸고, 벽지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 않아. 그건 그 집에 사는 사람 스타일대로 가꾸고 채워나가는 것이니까. 그런데 언니 오늘 본 집은 걱정이 되어. 대문 안과 밖에 뾰족한 무언가로 찍혀 있는 것 봤어? 어떤 사연으로 대문 모양은 그렇게 된걸까? 왜 큰방에는 방범창이 있는데 작은 방에는 없는 걸까? 집주인 아줌마는 그곳이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어서 걱정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아까 일층에서 올려다보니까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어. 집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싱크대, 신발장, 벽지보다 마음놓고 지낼 수 있을지를 먼저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계속 싱크대, 신발장, 벽지만을 말하는 오늘의 집주인과 부동산 관계인은 별로야."라고 동생은 똘똘하게 말한다.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것을 동생은 보고 체크하고 있었다. 함께 동행해준 친구도 창과 문을 꼼꼼히 체크했었다. 마음이 급해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동행인들은 보고 있었다. 고마웠다. 친구와 함께 낮에 본 연신내 목련 집은 안전에 있어서는 일정 마음이 놓였다. 지금 연신내 목련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에 들었다. 깨끗하게 집을 잘 관리하며 쓰고 있었다. 집 안에서 느껴지는 온기도, 귀여운 옥상도 좋았다. 동네분위기도 괜찮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상의 집이라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니 난 이미 혼자서 진도를 마구 빼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일의 순서를 생각해야겠다 싶었다. 홀로 있던 집에서 다른 집으로 옮기는 상황이 아니니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임여사님과 이부장님에게 어떻게 이 상황을 전달해야할지. 올해 1월 딱 한 번 독립소동을 벌이고 그 이후에 난 쭉 침묵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쑥 이야기를 해야하니 나도 난감하다. 그저 순수한 독립의지만 믿고 무조건 밀어붙여야할지. 동생과 함께 임여사님과 이부장님의 반응을 예측했다. 동생은 우리가 '남'이 아니기에 서로에게 끼칠 파장을 염려했고, 그 파장이 솔직히 두렵다고 했다. 언니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지만 관계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나의 독립에 대해 소극적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 심정이 무엇인지 알겠다. 임여사님의 캐릭터와 이부장님의 캐릭터 그리고 나의 캐릭터가 부딪혔을 때의 불꽃과 그 상황에서 자칭 약자라고 칭하는 두 동생에게 튈 불똥까지. 여동생은 그래도 이렇게 소통하고 있지만 아무런 배경지식 없는 남동생은 격렬한 불꽃을 보며 당황할 것이다. 고려해야할 점들이 너무 많아 어떤 매듭부터 먼저 풀어야할지 멘붕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놓치지 않고 싶고, 집이랑 소통은 해야 겠고, 소통을 하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하는지, 시기는 언제가 좋을지 등등등. 미치겠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나는 생각해야 한다. 단계를 그려가야 한다. 독립하겠다는 용기에 대한 뽐뿌질은 쉬지 말아야 한다. 목련이 있는 집과의 인연에 대해 연연해하지 말아야 한다. 목련이 있는 집과 인연이 안되면 벚꽃이 있는 집과 인연이 될 수도 있다. 일단 목련 나무에 눈멀어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해서는 안된다. '관계'를 먼저 보고 어떻게 소통할지를 생각하자. 동생은 일단 언니의 생각을 말하고, 그리고 엄마 아빠의 생각을 들어보라고 한다. 서로가 생각할 여지를 우선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말에 동의한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면서 임여사님과 이부장님에게 저녁 약속을 제안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시기, 즉 마지노선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4월을 절대 넘기지는 말자. 떨린다. 너무 많이. 


+ 블로그에서 '독립'이라고 검색해보니 2012년 5월부터 포스팅된 글들이 쭉 나온다. 1년이 다되어 간다. 참으로 지난하다. 하지만 믿어본다. 난 반드시 pre'독립'시기를 잘 거쳐 당당히 '독립'할 것이다. 암, 그렇고 말고.    


(20130330)    



이 봄날 방을 구하러 다니거나 이력서를 고쳐쓸 때, 나 혼자구나 생각되거나 뜻밖의 일들이 당신의 마음을 휘저어놓았을 때,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럴까 싶은 자책이나 겨우 여기까지? 인가 싶은 체념이 당신의 한순간에 밀려들 때, 이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달빛처럼 스며들어 당신을 반짝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신경숙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의 말에서


응암역 근처에 집을 보고 왔다. 은평지역은 풍경이 정겹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4곳의 집을 보았다. 4곳의 집 중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반지하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물냄새가 훅하고 나거나, 벽에 곰팡이가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지상의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옥탑의 집은 없었다. 4곳의 집 중 한곳이 마음이 들었다. 반지하방이었지만 공간이 상당히 넓었고 남향의 집이라 볕이 잘들었고 공기가 건조했다. 주인할머니가 건물에 살고 계셨고, 건물은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창문을 열면 동네 풍경이 보였다. 낭만이 있는 집이었다. 만약 내가 그곳에 산다면 창문에 풍경을 걸어두고 싶었다. 낡은 집이었지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가격이 내 기준보다 높았다. 주인할머니에게 혼자 사는 가난한 아가씨라고 어필해보았지만 할머니는 할머니가 생각하는 기준을 고수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방이 계속 생각났다. 하지만 부동산 실장님은 집구할 때 최대한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라며 일단은 다른 집을 더 알아보라고 했다. 할머니 집은 당장 나갈 것 같지는 않으니 조급한 마음은 살짝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래, 조급한 마음은 살짝 내려놓고 내일도 바지런히 움직여보자. 어찌되었든 첫테이프를 끊었다! 첫테이프를 끊을 수 있게 정보를 물어다준 가을에게, 동행해준 먼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액숀 시작. ㅎ 

(20130329)

 


오늘은 투쟁 1,925일차가 되는 날입니다. 종탑 위에 오른지도 이번주 수요일이 되면 50일이 됩니다. 동지들이 그곳에서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곳엔 바뀐 것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바뀐 것은 주황색이던 작은 집이 겨자색큰집으로 바뀐 것 입니다. 지난 주말 농성장을 방문한 동지들이 이전의 집보다 큰 집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두번째로 바뀐 것은 종탑 위에 올라올 때 가지고 온 치약 한통을 다 쓰고 새로운 치약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바뀐 것은 종탑 위에 오르기 전 머리카락을 자르고 올라왔던 여민희 동지의 앞머리가 자라 눈을 찌르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모든 것이 변하고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1,900여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배우지말아야할 것들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자본의 폭력성을 배웠고 그 폭력의 논리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종탑 위라 그런지 급한 마음은 다독여지고, 내 안의 폭력성을 자제하며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의 싸움이 단순히 문구상의 '승리'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활하고 투쟁해야할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이 긴 시간은 더 많은 마음을 모으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독이고 다독여도 때로는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종탑 아래 조합원들의 지친 마음이 이곳에서도 느껴집니다. 종탑 농성 50일을 앞둔 지금, 다시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천천히 그리고 넉넉하게 싸워가려고 합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촛불을 들고 있는 동지들의 모습이 참 이쁩니다. 오늘 날도 추운데 찾아와주신 동지들 고맙습니다. 오늘 밤엔 집에 돌아가셔서 몸 따뜻하게 녹이고 잘 보살피기를 바랍니다.


+ 2013년 3월 25일 월요일, 재능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종탑 위 오수영 동지의 발언 中

그녀는 바람을 피할 수 없는 그곳에서 아래의 우리를 걱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