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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95건
2017. 3. 20. 23:46

페이스북에서 본 은유님의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비밀글만 쓰면 글은 늘지 않는다." 이 문구가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계속 생각났다.

 

글을 쓰지 않은 시간이 꽤 되었다. 글을 써도 일기장의 글이 전부였다. 일기장의 글은 퇴고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 깊이 들여다보지 않게 된다. 사무실에서도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글을 쓰지 않으니 하루가 그냥 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몇년이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시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지난주 화요일에 집근처에 있는 목공방에 가서 나무 숟가락을 깎았다.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칼날에 다칠 것같은 염려가 컸다. 그리고 내가 깎은 나무숟가락이 다른 사람이 깎은 나무숟가락보다 못났다는 비교하는 마음이 내내 들었다. 뭉툭하고, 투박한 나무 숟가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영도 그렇다. 최근에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작년에 수영을 4개월 정도 배웠지만 나는 여전히도 호흡이 어렵고, 호흡이 엉켜버려서 1/3도 못가서 헤엄을 중단해버린다. 그렇게 멈춘 순간, 다른 사람들의 헤엄을 지켜보게 된다. 저들은 어쩜 저리도 편안하게 헤엄치는 걸까. 그 생각에 딱 중단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비교하는 마음과 동시에 의식하는 마음이 작동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모습은 어떻게 보일까?' 이러한 생각때문에 나는 집중하지 못한다. 하지만 행위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나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었을까. 나는 느린 사람이다. 행위가 익숙해지기까지 나는 남들보다 갑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나를 알고 있다면 성실하고 묵묵하게 그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렇지못하다. 성실하게 그 시간에 임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 두가지 태도를 훈련해나가야 겠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ㅠ)   

2016. 5. 4. 00:08
자야하는데 자기 싫은 밤.
출근하기 싫다.
외롭다.
괜한 선택이었던 것일까.
어렵다.
짜증난다.
욕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시원하기라도 할텐데...
결론은
외롭다는 것이다.
무엇때문에 난
여기에 존재하는 것일까.
도대체 왜.
하지만 내가 한 선택
내가 헤쳐나가야할 일.
하지만 항상 도사리고 있는 외로움이 솔직히 버겁다.
젠장.

페북에도 트윗에도 못하는 말을 이곳에서 끄적거린다. 뷁.
그래 외롭다기보다는 쓸쓸하다.
아니 외로운가? 맞아. 외롭다.
2015. 10. 7. 00:01



다리를 접질렀다. 발을 내딛을 수 없어서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다닌다. 이동이 어려워 4일동안 집에 있었다. 목발을 짚으면 양손을 쓸 수 없다. 한쪽 다리에 힘이 계속 가기때문에 오른쪽 무릎이 아프다. 화장실 가는 것도, 밥을 차려 먹는 것도 쉽지않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제일 어렵다. 엘리베이터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한다. 내일은 4일만에 출근을 한다. 출근길과 퇴근길이 걱정되고 사무실에서 물을 마시고 싶을때는 어떻게 해야할지가 제일 큰 고민이다.

사고는 정말 한 순간에 일어난다. 예상할 수 없다. 대비할 수도 없다. 도로의 한 부분이 움푹 패여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치 않았다. 넓디넓은 길 중 나는 유독 그리로 향했을까 싶다. 그러고보면 일어나려고 했던 사고였을까 싶기도 하다. 몸이 작년 올해 들어 유난히 고생을 한다. 누군가는 몸이 거칠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근육도 키우고 적극적으로 몸을 살피라고 했다. 정말 몸이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확연하게 달라질 몸을 수용할 것을 준비하고, 그 몸과 함께하기 위한 기반의 탄탄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몸이 내게 말한다.

(20151006)
2015. 10. 1. 00:38




예쁜 친구에게서 예쁜 선물을 받았다. 홍차를 좋아하는 친구는 내게 홍차의 매력을 알아가길바란다면서 종류별로 홍차티백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홍차를 마시는 법을 친절하게 직접 그림으로 그려 전해주었다. 예열된 컵에 뜨거운 물을 먼저 붓고 티백을 넣어야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항상 컵에 티백을 넣고 물을 콸콸 따랐는데 아니었다. 그녀가 알려준 방법으로 내일 아침에는 은은하게 차를 마셔봐야겠다. 그리고 하면 안되는 세가지도 새삼스럽게 알게된다.



1번과 2번은 매번 습관적으로 했던 행동. 그동안 홍차를 잘못마셨다. 작은 선물에서 참 예쁜 마음이 보인다.

(20150930)
2015. 7. 28. 08:57

마음에서 생각이 나오고
생각에서 말이 나오고
말에서 습관이 나오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을 바꾼다.
(법정)

대충 살아가고 있는 요즘 마음이 황무지이다보니, 생각도 말도 습관도 성격도 모두 엉망이다. 이 상태가 괴롭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소소하게 삶의 감각을 깨우쳐야 한다.
2015. 7. 23. 19:51

복날 홀로 순대국을 먹었다. 일인석에 앉아서 비 내리는 문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순대국을 먹으니 행복했다. 하지만 곳곳에 배치되어 진상노릇을 하는 그들이 신경쓰였다. 조용히, 얌전히 밥을 먹을수는 없는것일까? 최적의 공간은 아니었지만 순대국 자체는 아주 훌륭했ㅡ다. 사무실 근처에 순대국 맛집이 있으니 나는 복 받았다. 복날, 홀로 먹는 순대국은 최고다. 거기에 비까지 내리니 금상첨화다.

망원우체국 사거리 <순대일번지>는 오랜시간동안 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는 맛집이다.
2015. 7. 20. 22:56

소모임을 하고 귀가하는 길이다. 작년여름에 처음 만들어진 소모임 <그림일기>, 든든한 초창기 멤바 두사람과 새로운 신입멤바들과 함께 시즌2를 이번 여름에 맞이하고 있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 이들과 함께 관계의 깊이를 더해가고 싶다. 그림을 그리고, 맥주를 마신 후, 7명이 지하철역 방향으로 우르르 걸어가는데 어떤 힘이 느껴져서 좋았다.
2015. 7. 10. 00:16








2015년 상근활동가워크샵, in jeju
(20150706~0708)
2015. 7. 3. 01:25

1.
동네에 참 멋진 카페가 있다. 역촌역 1번 출구, 북엔카페 쿠아레. 은평구 동네잡지 동네싸롱을 받으러, 쿠아레 1주년 공연 리허설로 이곳을 방문을 했었지만 정식으로 차와 샌드위치를 먹는 여유를 누리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책을 사랑하고, 공간의 의미를 아는 분이 운영하는 쿠아레는 모든 구석이 멋지다. 화장실까지 멋지니! 그나저나 내일 집에 긴장을 붙들어 놓고 차분히 공연에 임할 수 있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2.
요즘 나는 사회생활을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나를 보며 안심하기도 하면서 걱정도 한다. 그나저나 확실히 느끼는 것은 나는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3.
ㄱㅇㄴㄷㅂ와의 전화 통화 반성해야 한다.
출판 준비 회의 또한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일정 잘 챙겨야 한다. 중복스케줄을 잡는 경향이 잦다. 일정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한마디로 정신 차려야 한다.

(20150702)

1185차 수요시위, 24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어 왔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도 수요시위가 열렸다. 말하는 할머니들의 힘, 시간의 힘이 느껴지는 공간.

(20150701)
2015. 6. 27. 02:13

세 가지 깨달음.

 

첫 번째 깨달음. 나는 택시를 무지 힘들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체력이 후달려서 그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 않았다. 학동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친구들이 얼굴 보자하여 홍대로 향했다. 모임이 파한 시간, 이미 지하철은 끊겼다. 교통수단은 택시밖에 없었다. 그런데 택시를 탈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멀미가 났다. 체력이 후달려도 도저히 택시를 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했다.

 

두 번째 깨달음. 친구는 내게 "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사람이 더 견고해졌어."라고 말했다. 대학때부터 날 보아왔던 친구는 내게 예전같은 온순함(?)은 사라지고 사람이 더 견고해지고 따박따박 무엇이든 따진다고 말했다. 친구의 견고하다는 말은 긍정과 부정의 표현이 모두 함축된 표현이었다. 부정적 의미로서 사용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말이 듣기 좋았다. 두번째 깨달음은 예전보다 나는 견고해졌다는 것이다.(ㅋ)

 

세 번째 깨달음. 관계 속에서, 특히 조직 생활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던 하루. 신뢰와 애정을 기반으로 정확하고, 명확하게 할말은 해야하는 균형을 가져야 관계가 순탄할 것이라는 깨달음.

 

(201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