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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해당되는 글 17건
2012. 5. 28. 21:35

 

 

Tyrannosaur, 2011 디어 한나
감독 : 패디 콘시딘
피터뮬란, 올리비아 콜맨

 

세상을 떠난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모여 웃고 떠들고, 그 장면에 음악을  덧입힌 그 연출이 좋았다. 영화 속 인물을 위로하는 듯하여. 조셉에겐 한나가 한나에겐 조셉이 생을 살아가면서 오롯이 그 존재를 직시하고, 의지할 수  있는 서로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영화의 원제는 <Tyrannosaur>이다. 왜일까? (20120505)

 

 

 

 

A Dangerous Method, 2011 데인저러스 메소드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키이나 나이틀리, 비고 모텐슨, 마이클 패스벤더

 

감독님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거나,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몰랐거나. 키이나 나이틀리의 턱이 빠지는 줄 알았다. 영화를 본 후 칼 융의 자서전을 읽고 있다. <카를 융 기억 꿈 사상>(김영사) 진도가 영 안나간다. 칼의 3-4살적 꿈에만 머물고 있다. (20120512)

 

 

 

 

The Future, 2011 미래는 고양이처럼
감독 : 미란다 줄라이
미란다 줄라이, 해미쉬 링클레이터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슬픈 영화이다. 소피보다는 제이슨에게 감정을 이입하여 영화를 봤다. 다음에 다시 이 영화를 보면 달리 보이겠지. 달이 뜬 밤, 소피가 말을 꺼내려는 찰나 시간을 멈추게 하는 제이슨. 시간은 멈추었으나 또 한 축으로 소피의 시간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듯하다. 그때의 제이슨이 슬프고 애처로웠다. 이 영화는 다시 봐야 할듯하다. 개인적 감정에 너무 치우치다보니 보지못하고 놓친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20120519)

 

 

 

 

A WOMAN UNDER THE INFLUENCE, 1974 영향 아래의 여자
감독 : 존카사베츠
지나 롤랜즈, 피터포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존카사베츠 감독 회고전을 했었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존카사베츠에 대한 애정을 트윗에 끊임없이 늘어놓곤했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과거 존카사베츠 감독의 <사랑의 행로>를 본 적이 있었다. 저급한 기억력으로 영화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상당히 강렬했던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본 <영향 아래의 여자>를 보고 멍해졌다. 묘했고, 슬펐고, 화났고, 짜증났고, 씁쓸했고 이런게 사는건가 싶고. 극장을 나오는데 울고 싶어졌다. 지나 롤랜즈라는 배우는 미친 배우인것같다. 문소리씨가 어느 인터뷰에서 지나 롤랜즈를 자신의 교과서로 삼고싶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20120520)

 

 

 

 

키사라기 미키짱

연출 : 이해제

출연 : 김한, 이인호, 권재원, 정상훈, 최재섭

 

연극은 주로 초대권을 얻어서 보곤 했는데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연극을 봤다. 대학로에 <정상가족관람불가전>을 보고 대학로 나온 김에 연극 한 편 보자고, 4인이 보면 할인해준다는 연극이 있다고 하여 연극 마니아 지인의 추천으로 <키사라기 미키짱>을 봤다. 연극을 보기 전 소극장도 영화관처럼 공연 전에 광고를 한다는 사실에 놀랬다. <키사라기 미키짱>을 한 마디로 평하자면 "음-이 연극은 지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연극이였어. 내 취향은 아니여."였다. 1년 전 자살한 아이돌 키라사기 미키짱을 추모하며 모인 5인의 오타쿠 삼촌들. 이들은 미키짱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고 말하며 미키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밝혀 나간다. 이 연극의 미덕은 5명의 등장인물이 어느 누구도 도구화되지 않고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5명의 이야기를 다 하려고 하니 극은 지루했고, 배우들의 연기가 안타까웠다. 연극인에게 발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연극을 보며 다시 한 번 느꼈다. (20120526)

 

 

The catcher in the rye, 1951 호밀밭의 파수꾼

j.D 샐린저

 

나디아의 추천으로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었다. 홀든 코울필드를 지금의 내가 아니라 지금보다 더 과거의 내가 만났더라면 좋았을까? 시간이 지난 뒤의 내가 다시 홀든 코울필드를 만나면 다르게 그를 인지하겠지. 지금 현재 나는 '그대가 바라보는 세상의 사람들이 시시하고 모두가 적과 같이 느껴진다면 나는 홀든 코울필드 그대 또한 그러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주인공 홀든이 학교를 떠나 학교도 집도 아닌 뉴욕에서의 몇시간(?)을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해 나간 것은 문자로 형성된 소설이라기보다는 영화적 표현이 느껴지는 소설같았다. 영화 <파수꾼>은 <호밀밭의 파수꾼>에 영향을 받아 제목을 그리 만든 것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20120528)

2011. 3. 23. 00:03


지난 금요일 다분히 목적성을 가지고 뮤지컬 <빨래>를 보았다. 영화는 잘 챙겨보는 편이지만 뮤지컬과 연극은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입장료가 비쌀뿐만 아니라 작은 소극장에서 배우들의 살아 있는 눈을 응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때문이다. 하지만 연극과 뮤지컬은 살아 있는 생동감을 가지고 있는 매체이긴 확실하다. 배우와 직접 눈을 마주치고 그/녀들의 숨결을 느끼는 행위, 오글거리면서도 짜릿하다. 오랜만에 보는 뮤지컬이라 설렜다.

뮤지컬 <빨래>는 나름의 이유로 제각각의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온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다.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나영과 서울에 온지 5년 된 이주노동자 솔롱고와 그/녀들 주변 사람들이 등장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틈틈이 유머로 대중을  극속으로 끌어들인다. (유머코드가 외모와 성을 이유로 한 것들로 종종 표현되기도 한다. -_-;) 공연 시간이 꽤 길었지만 극속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특하게도 "약간 지루해지려고 한다."라고 느끼는 시점에 극은 마무리 되었다. 뮤지컬 <빨래>에 대한 대략의 평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소극장을 나오는 순간, 현실의 씁쓸함에 우울해졌다.

연극을 보고, 알콜 기운에 트윗을 남겼다.

"닮은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의지하는 것이 위안이 되면서도, 삶의 양태에 있어 어쩔 수 없이 확연한 경계 속에서만 관계 맺고 살아 간다는 결말에 씁쓸함을 느꼈다. 다양한 대안을 찾고 싶다."

신자유주의가 우리의 몸과 감정, 일상의 모든 면을 지배하고 있는 현재, 나영 또한 예외의 인물이 아니다. 나영은 강릉에서 올라와 서울살이 5년 째, 그동안 7번 이사를 했고, 8번 직장을 옮겨 다녔다. 삐뚫어진 이름표를 바로 잡아주겠다며 은근슬쩍 나영의 가슴을 만지는 사장에게 대놓고 뭐라 하지 못하고, 부당하게 해고 당한 선배를 대신해 한 마디 했다가 엉뚱한 지역으로 발령받고 막막해 하며 우는 나영은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노동자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그 모습에 공감하면서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차별 받고 있는 나영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대안에 목말라 했다. 대안이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뮤지컬 속 나영이 대신 그 대안을 이야기해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숨죽여 극을 따라 갔다. 하지만 결국엔 "당신은 나와 닮았어요."라는 대사로 시작해, 나영과 솔롱고가 함께 살기로 했다며 옥탑방 옥상에서 행복해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마지막 장면은 나를 씁쓸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작은 옥탑에서 상대의 체온을 느끼는 것은 순간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자본의 경쟁 속에서 한 사람이 느끼는 사회적 관계는 점점 더 고립될 것이고, 자본의 트랙에서 제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전할 것이기에 나영과 솔롱고의 사랑은 대안이 될 수 없었다. 착한 사람들의 슬픔일랑 빨래를 하듯 깨끗이 씻어 버리고 바람결에 툴툴 털어버리라는 메시지는 그래서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어제 좌절했어도 오늘 다시 희망을 찾는 에튀튜드를 갖춰야 하는 것인가? 허허실실 웃을 뿐이다.

+ 뮤지컬 <빨래>에 대한 타인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공감'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극 중 인물들에 대한 공감도는 제각각이겠지만 나도 그러했고 '그래도 내 삶은 나영과 솔롱고보다는 나은 삶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타인의 빈곤과 나의 빈곤을 비교하고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여성노동자의 70%이상이 비정규직의 고용형태를 띄고 있는데 비정규직 계급 안에서 '내가 더 낫다. 아니다'라고 빈곤을 세분화하는 그림을 누가 먼저 그리고 있는지 우리는 명확하게 인지해야 할 것이다.  

+ 희정엄마 역의 최가인씨, 그녀의 연기가 눈에 쏙 들어오더라. 좋았다.

2011. 2. 14. 00:12

롤라 몽테스(1955, 막스오퓔스)
아트시네마의 큰 스크린에 여백없이 영화가 가득 찼다. 그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영화는 웅장하고 화려했다. <롤라몽테스>를 만든 프랑스의 영화제작사는 <롤라 몽테스>가 흥행에 실패하자 시간차 순으로 영화를 재편집했고, 2008년 프랑스는 <롤라 몽테스>를 막스오퓔스의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였다. 아버지가 죽자 신분상승을 위해, 부의 획득을 위해, 귀족이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한 롤라 몽테스는 결국 가출을 하고 구비구비 기구한 삶을 살다 그녀는 서커스의 구경거리가 된다. 영화 시작부터 등장하는 서커스 장면은 롤라몽테스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되었는지, 그녀의 일대기를 쇼로 보여 주고 그녀의 삶은 동전 몇프랑에 판매 된다. 그녀의 현재는 서커스라는 쇼로 구성되고 그녀의 과거는 서커스라는 공간에서 다시 재연되는 장면을 보며, 그녀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롤라 몽테스 그녀는 진정 어디에 있나요? 공연이 끝나고 서커스 공연장의 관객들은 한줄로 서서 케이지에 갖힌 롤라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다. 손을 잡기 위해 일정정도의 비용을 치르고. 영화 속에서 그 장면이 슬펐다.  




환상의 그대(2010, 우디앨런)
우디할배는 영화속에서 "때로는 환상이 신경안정제보다 더 낫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우디할배는 "신경안정제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씁쓸한데 영화를 보면서 킥킥 웃었다. 우디할배는 놀라운 할배이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박찬욱)
말하려면 할말이 많은 영화인듯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단순히 '봤다'에 의미를 둘 수도 있는 영화인듯하다. 지금 이 순간은 개봉 후 5년만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봤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뭔가 자극적이었다. 문득 <박쥐>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왜일까?
2010. 9. 13. 00:53
임권택 감독에 대한 기억은 부천으로 거슬러 간다. 부천 영화제에서 그를 뵈었고 조심스레 다가가서 싸인을 부탁드렸다. 10년전즘의 일이다. 당시 내가 만났던 그는 '유명 영화감독=연예인' 정도였다. 그리고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생을 살아오면서 100편의 영화를 만든 사람. 장인이라고 칭해지는 그. 어린시절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아제아제바라아제, 만다라, 아다다, 서편제' 내게 몇몇 이미지로만 각인 되어있던 그의 영화를 극장에서 필름으로 보았다.


첫번째, 임권택 짝코(1980)



첫번째 영화는 '짝코'였다. 1980년에 만들어진 짝코. 제목이 독특했다. 짝코라고 칭해지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 빨치산 이야기라는 정보만을 접하고 본 영화 속에서 나는 그가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를 느꼈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 넘어가는 플래시백은 억지스러움 없이 정교했고, 보통의 감독들은 절대 담아낼 수 없는 '시간'을 그는 필름 속에 생생하게 담았다.



영화 짝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영화 속 인물들은 아주 빠르게 움직이지만 한편으로는 긴 호흡으로, 아주 정밀하게 표현 된 인물들-장면이 분출하는 에너지에 놀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놀랐다.

두번째, 임권택 안개마을(1982)


원래의 계획은 짝코를 보고 종로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나는 여전히 영화관에 머물렀다. 두번째 영화는 안개마을, '촬영의 수려함'을 보았다. 배우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고, 카메라 속에 담긴 마을이, 풍경이 영화가 뿜어내야 할 스산한 기운을 그대로 토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영화가 뿜어내는 스산함과 괴기함과는 다른 임권택 감독의 귀여운 실험을 보았다. 주인공 수옥이 기차역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80년대 디스코풍 음악을 배경으로 약혼자를 기다리는 장면은 마치 90년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도 물레방앗간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물레방앗간 사건 이후 표현된 수옥은 정말 수옥일까? 물레방앗간 사건 이후의 수옥은 임권택에 의해 만들어진 수옥일까?

세번째, 임권택 취화선(2002)


정성일 영화 평론가는 취화선을 "예술에 대한 임권택 감독 본인의 가치가 고스란히 담긴 영화이다."라고 표현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 본인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림은 그림이다."라는 말이 절로 내 안에서 맴돌았다. 그 어떠한 것에도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어떤 환쟁이의 그림을 임권택 감독은 아름답고 훌륭한 수식으로 칭하는 것보다 "그림은 그림이다. 이 그림은 장승업의 그림이다. 장승업은 그림이다. 그림은 장승업이다."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영화는 영화다. 이 영화는 임권택의 영화이다. 임권택은 영화이다. 영화는 임권택이다."   

지금 현재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를 보고 느낀 단편적인 감상들뿐, 임권택 그는 내가 진중한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알아가야 할 장인이다. 그는 100편의 영화 안에 제각각 100명의 임권택을 품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오늘 세명의 임권택을 만났다.


2010. 8. 31. 23:25


영화 소라닌을 봤다. 그에게서 이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잊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했다. 종종 그는 내게 만화책을 선물한다. 그 중 하나가 소라닌이었다. 그림이 참 좋았다. 인물들이 생생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스물(나이는 중요치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막연히 설렌 '청춘(靑春)'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좋았다. 그래서 읽고 또 읽었던 소라닌.

영화를 보기전 만화 소라닌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극장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그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놀랐다. 등장하는 배우 전원이 만화 속 인물들과 싱크로율 100%까지는 아니여도 너무나도 닮았다는 것(주인공 다네다는 절대 닮지 않았지만, 메이코의 악동스러운(?) 발랄함이 영화 속에서는 덜하지만, 그럭저럭 닮은 빌리와 만화가 아사노 이니오가 "이 배우를 염두하고 만화를 그린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이 들 정도 똑같은 가토는 영화를 보는 내내 신기했다.)과 최대한 원작과 일치하도록 장면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감독은 아사노 이니오 만화 그대로를 영화 콘티로 삼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 속 대사에서 부터 등장 인물의 의상, 만화 컷선에 따른 편집까지 원작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한 흔적이 느껴졌다. 헌데 한 편으로는 이럴바에는 왜 영화로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한 장 한 장 넘기며 여운을 씹을 수 있는 만화와 달리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평면적인 느낌이 강했다. 원작이 품고 있는 에너지를 영화가 다 품지는 못했지만 원작의 매력을 닮으려고 하는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사노 이니오의 위대함을 느낀다. 만화가 아사노 이니오의 장면 연출은 참으로 디테일하다. 만화 속 등장인물의 표정, 의상, 감정의 디테일과 함께 인물을 둘러싼 주변 환경, 사람에 대한 표현이 참으로 놀랍다. 예를 들어 다네다와 메이코가 2DK 작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에서 휴지통에 휴지뭉치를 버리는 다네다, 널부러진 옷가지, 옷가지 틈에서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침대 머리맡 빈 콘돔 껍질 등등. 장면 하나 하나를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고 볼 때 마다 몰랐던 새로운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아사노 이니오는 배경 묘사가 아주 세밀한 작가이다. 아마도 그는 그의 만화 속에 등장하는 배경들을 생산하기 위해 실제로 존재하는 배경을 찾고 그 배경을 사진에 담고 그 사진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사람이 아닐까? 만화 속 배경과 영화 속 배경, 장면의 일치가 더욱 그런 확신을 들게 하였다. 여하튼 영화 소라닌을 보면서 나는 만화 소라닌, 원작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발견한다.

+ 영화를 보고 잠시 들었던 생각.

갑작스럽게 다네다를 다른 세상으로 먼저 보낸 메이코는 다네다와 함께 살던 2DK를 정리하고 강건너 1DK로 이사를 한다. 그러면서 영화 속 메이코도 만화 속 메이코도 말을 한다.

"오늘 도쿄는 무척이나 화창한 날씨에 언제나처럼 오다큐 선이 달리고 타마강에선 연인들이 보트를 타며 노젓고 있었다. 오늘도 어디선가 전쟁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이 경치, 이 경치가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소리 하면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설령 언젠가 이 경치를 볼 수 없게 되는 때가 온다 해도 그때까지 모두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화 소라닌 메이코 독백 중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이 잘 사는 삶인지 끊임없이 나의 오늘을 평가하며 하루하루 눈 뜨는 것이 두려운 요즘...메이코처럼 '하나의 의미'로 오늘 내곁에 벗들이 있기를 바란다. 동시에 나는 그 누군가에게 어떤 벗이 될 수 있을까. 메이코의 독백에서 나는 '사람이 삶이다.' '내 곁의 누군가가 나를 구성한.'라는 말을 연상한다. 오늘 밤 나는 "소라닌의 그녀처럼 충만함을 느끼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2009. 4. 14. 02:13

B군과 얼마전에 리스트를 하나 작성하였다. 요근래 우리가 주변인들을 통해 접한 맛집, 또는 내가 경험한 맛집을 시간이 될때 짬짬이 둘러 보자고! 단순한 방문이 아닌 맛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리스트를 쫘악 써내려 가보니 맛집은 주로 B군과 나의 주활동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두번째로 착한 가격으로 음식들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리스트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예정이며 지금까지의 리스트를 대충 쭈욱 훑어보면 다음과 같다.



[신촌] 바삭바삭 : 튀김집
[신촌] 매운홍합찜
[경희대] 닭도리탕
[외대] 고추짬뽕
[외대] 칵테일
[외대] 빠니니
[석관동] 왕동까스
[석관동] 시장떡볶이
[석관동] 청목
[이태원] 타코
[이태원] 썬더버거
[이태원] 숯불바베큐
[한강진] passion5
[성신여대] 삼송꾼만두
[숙명여대] 부대찌개
[평동] 목란
[평동] 봄샘
[삼청동] 팥죽
[종로] 미진 : 메밀국수
[반포] 마늘치킨
[반포] 애플하우스



닭볶음탕보다 닭도리탕-
몇번 다녀온 곳도, 아직 한번도 가지 않은 곳도 존재한다. 그중에서 오늘은 경희대 앞, 닭도리탕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전적으로 닭볶음탕이 옳지만 난 닭도리탕이 더 이 요리의 참맛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이들에게 '자장면'보다 '짜장면'이 그 맛에 얽힌 기억을 더욱 오롯하게 재생하는 것처럼.



닭볶음탕 [---湯] [명사]닭고기를 토막 쳐서 양념과 물을 넣고 끓인 음식. ≒계초.
요즘들어 맛난것을 먹다보면 맛난 요것을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어떻게 정의를 내리는지, 요 맛난 맛을 내는 원재료들과 각종 양념장들의 비율과 레시피들이 궁금해진다. 닭도리탕의 주재료는 토막 낸 닭고기와 감자, 파, 양파(취향에 따라 각종 채소 곁들이기)이고, 양념장은 주로 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참기름, 맛술, 후추가루, 설탕, 소금약간 등으로 만들어 진다. 여러 블로그에서 구체적인 닭도리탕의 조리법이 쓰여있다. 하지만 요리에 재료의 정량과 규정이 따로 있을까? 취향껏, 자기 손이 가는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경희대, '여기가 좋겠네' 닭도리탕은,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양파와 감자 적당량 떡볶이 떡이 기본 '닭'외 재료로 들어간다. 닭과 감자는 거의 익힌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오랜 시간 끓이지 않아도 먹을 수 있다. 닭기름을 어느정도 걷어내고 보글보글 끓인 후에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어본다.
"음-달달하군." 이것이 첫 느낌이었다. 맵기보다는 그리고 짜기보다는 조미료맛이 적당한, 달달한 맛의 닭도리탕. 딱 여기까지가 '여기가 좋겠네' 닭도리탕에 대해 내가 느낀 맛이다. 어떤 블로거는 이곳을 방문하고 이렇게 기록하였다. "이렇게 가격이 착한대 맛을 운운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미안한 일이지모른다." 이 집의 매력은 아마도 착한 가격, 맞다! 요즘같은 시대 10,000원에 고기요리를 배불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쉽지않은 일이다. 닭도리탕 小의 가격은 8,000원, 공기밥 1,000원이니 2명이서 공기밥 두개와 닭도리탕 小를 주문해서 먹으면 딱이니 말이다! 덧하여 스댕 밥공기의 높이를 훌쩍 넘긴 하얀 쌀밥의 풍요로움에 그래도 아직 밥인심이 훈훈한 곳이 있다는 것에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열심히 닭을 먹다보면 국물속에 퐁당-떡들이 담겨있는데 개인적으로 떡이 제일 맛있었다. 쫄깃한 떡에 양념이 적절히 배여 즐거운. 떡을 먹다보니 요집에서 파는 '고기떡볶이'라는 메뉴에 대한 무한 궁금증과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저녁식사시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북적거리는 집에서 주로 사람들은 고기떡볶이와 닭도리탕을 주문하였다. 닭도리탕은 먹어보았으니 다음엔 고기떡볶이를 먹어봐야겠다.

[경희대 근방 맛집과 '여기가 좋겠'네 위치]





집밥이 먹고 싶다. 도란도란 얼굴을 맞대고.
개인의 취향과 입맛에 대해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강한양념장을 이용하는 것이 내가 사는 나라 사람들의 주요리법. 빨강색의 양념장 맛이 강한 닭도리탕을 먹다보니 원재료의 맛과 풍미를 한껏 살린 요리를 먹고 싶었다. 그러면서 임여사님의 닭도리탕이 생각이 났다.(임여사님의 닭도리탕은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는 엄마표 닭도리탕) 어찌보면 난 조미료 맛이 강한 음식보다(인공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이 아닌) 재료 본연의 조합이 어울어진 집밥이 먹고 싶었나보다. 아-집밥이 먹고싶다. 2가지 정도의 찬에 봄 푸성귀에 집된장으로 끓인 된장국에 저녁밥한끼가 참으로 먹고싶군하!



+ 닭요리를 말하다보니 옛날옛적에 농활가서 먹었던 초계탕이 생각난다. 여름에 먹는 새콤 시원한 강원도 화천의 초계탕-흐미, 잊을 수 없는 맛!
 

2008. 12. 3. 02:34




어제 뭐 먹었어? 라고 내게 물으신다면 2008년 12월 2일을 기준으로 대답한다면 난 점심으로 삶은 돼지고기와 된장에 푹 담가뒀던 고추장아찌와 살짝 대친 브로컬리를 초고추장에 찍어, 햇콩이 달달하게 섞인 찬밥을 레인지에 데워 혼자 티비를 보면서 점심을 먹었다. 오전 반차를 내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출근해서는 성산1동주민에게는 꽤 유명한 성산우체국 사거리 근방의 순대국밥집에서 5,500원하는 순대국밥을 사무실 동료들과 먹었다. 순대국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름 괜찮은 맛이었다. 맛이 그리 찐하지도, 짜지 않았고(여기서 찐하지 않다함은 자극적이지 않아 국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 표현임) 국물엔 꽤 많은 양의 순대 건더기들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담겨있다. 이 건더기 녀석들을 새우젓에 콕콕 찍어먹으면 그 맛이란-음.

순대국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먹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겪은 순대국 중 가장 맛있는 순대국밥집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 백암왕순대국밥집을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성산1동의 순대국밥집은 짙은 붉은 색의 국물빛깔을 띄고 있으며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가 들깨가루의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들깨가루의 향과 그 안에 통으로 들어간 깻잎의 향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 백암왕순대국밥집은 성산1동의 붉은 국물 빛깔과는 달리 우유빛의 뽀얀 순대국밥이 특징이다. 이곳은 성산1동의 국밥집과 대등한 수준으로 건더기가 국물속에 다량함유되어 있는데 성산동국밥집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 순대를 비교하면 성산동국밥집은 분식집에서 판매하는 당면이 들어간 순대보다는 고급스러운, 하지만 토종순대보다는 조금은 하위급의 순대가 들어있다. 순대는 아주 큰 덩이리로 하나가 나오는데 이것을 한입에 다 집어넣었다가는 그 크기와 뜨거움때문에 큰일이 발생할지어다.(난 그런 미련한 짓을 하고 말았다.-_-;)

고속버스터미널의 백암왕순대국밥집은 백암지역이 어디인지 정확인지 모르겠으나 토종순대가 담뿍 들어간, 순대의 씹는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국물맛 또한 한번 뜨면 여러번 뜨게되는 맛을 가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지역 음식점은 '보통의 맛'을 가지고 운영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인데-그렇기때문에 밥을 어디서 먹을지 참으로 고민하게 되고, 밥한끼먹고 나와도 왠지 찜찜한 기분을 가지게 하는데-이곳은 다녀오면 그러한 생각은 싹 가시게 만든다. 맛과 든든함. 순대국 한그릇에 6,000원이 그리 착한 가격은 아니지만 그 맛은 그리하여도 괜찮을시오다.(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오른것이 슬펐다. 흑.) 그리고 이곳은 보통순대국밥집에서 나오는 찬인 김치, 깍두기, 새우젓, 고추 외에 부추무침이 함께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어제 뭐먹었지?라는 질문에 꽤 주저리주저리 뭔가를 끄적이게 되는군. 흠. 본은 이것이 아니었는데-그럼 방향을 다시 잡아.

지인으로부터 요시나가 후미의 어제뭐먹었어? 신간을 선물받았다. 만화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지인은 종종 내게 만화책을 소개하고는 하는데 그의 추천으로 요시나가 후미를 요얼마전에 알게되었다. 그래서 접하게 된 그녀의 작품으로는 플라워오브라이프(이 작품은 보는 내내 어쩜 그리도 입가에 작은 미소가 그리도 오래 머물게 되는지, 플라워오브라이프를 읽으며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그녀의 능력에 놀랐다.)서양골동양과자점엔티크(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이야기 속에 주로 게이가 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성의 게이 그 인물이 궁금해졌다. 게다가 요상스럽고, 깜찍하고, 매력적이고, 달콤하고, 화려한 케이크를 뚝닥 만들어내는 그런이를 알고 지낸다면 좋겠다를 생각과 요근래에 나온 영화와 만화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솔찬히 느끼기도 하였다. 참 비교글도 한번 쓰고 싶었는데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있습니다.(그녀가 어떤 그림과 글을 만들어내는지 잘 모르던 시절, 이 책 제목을 보고 연애를 그린 순정만화인줄 알았다.-^;;;이 책을 보며 요리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ㅎㅎㅎ) 오우쿠, 사랑해야하는 딸들(이책은 그녀에 대해 전혀 아무런 정보없이 지난 여름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봤는데 꼭 다시 한번보고 싶다. 그리고 한장한장 느끼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소유하고 싶다.) 솔페주까지.

어제뭐먹었어의 카케이 시로는 변호사. 그는 6시에 칼퇴근하여 마트에서 장을 보며, 가격하나하나 꼼꼼히 따지는 인물이다. 요리를 하며 카케이 시로는 말한다.

"저녁준비는 정말 대단해. 일을 깔끔히 마무리 지었을 때나 느끼는 보람을 하루에 한 번은 맛볼 수 있으니...이 뿌듯함 속에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는지.."

그리고 또 그는 말한다.

켄지: 시로씨...정말 짠돌이구나...이 집 월세도 10만엔밖에 안 하잖아? 변호사면 수입도 꽤 짭짤할 텐데.

시로: 대형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면 많이 벌기야 하겠지. 하지만 죽도록 일에만 매달려야 할 테니 시급으로 치면 편의점 알바비 정도일걸. 난 적당히 벌면서 사람답게 살고 싶다 이거야. 그리고 짠돌이가 어때서? 나중에 자식들한테 신세질 수도 없는 게이가 의지할 건 돈뿐이란 거 몰라?

어찌보면 이 대사를 통해 시로가 지극히 현실적이며 자기 잇속을 아주 잘 챙기고 있는 인물로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난 뭔가 슬프고 왠지모르게 위안이 되었으며 그리고 내가 꿈꾸는 미래를 보았다. 아-나도 적당히 벌면서 사람답게 살고싶다.(주륵)

켄지와 시로의 일상 속에서 겪는 이야기 사이사이 우리가 하루 세끼 밥을 챙겨먹는 것처럼 요리이야기가 등장한다. 등장하는 요리로는

#1. 연어우엉밥
#2. 토마토참치국수

 토마토참치국수재료(2인분)
-소면150g
-마요네즈에 버무린 기름 뺀 참치 반 캔
-깍둑썰기한 토마토(대) 1개
-채친 오이 1개
-잘게 썬 차조기잎 5-6장
-송송 썬 쪽파 4개
세로로 반 자른 뒤 어슷썰기한 양하 1개
-빻은 깨 적정량
-생강즙 적정량
-국수장국

삶은 소면은 찬물에 헹군 뒤 얼음 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뺀 다음,
준비된 재료를 얹어 섞어 먹는다.

#3. 죽순곤약절임

#4. 딸기잼


시로: "버터를 듬뿍 바를 토스트 위에 새빨간 딸기잼을 듬뿍 올려서..."
바삭
바삭
오물오물오물
시로: "아~새콤달콤한 잼과 짭조름한 버터 맛이 진짜 절묘하네~!!"
켄지: "행복해~♡"

#5. 정어리매실조림
#6. 가지토마토볶음
#7. 꽁치소금구이와밤밥
#8. 닭고기오븐구이

파드득나물, 소송채, 곤약 등 낯선 식재료들이 등장하여 그 요리를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토마토 참치국수와 딸기잼 만화중간에 등장하는 양배추베이컨조림은 꼬옥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어 보고 싶다. 맛을 느끼고 싶다. 씹고, 향을 맡고, 혀에 단맛-짠맛-신맛 등 각양각색의 오묘함,칠묘함,팔묘함을 느끼고 싶다. 식재료 고유함을 느끼고 때로는 튀기고, 볶고, 삶고 다양한 요리과정을 통해 어우러지는 재료와 재료들의 조화를 알고싶다.

시로와 켄지의 마지막 대화는 대부분-"행복해." 이 세글자로 마무리된다. 아-부럽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깔끔한 일의 마무리, 그 보람을 느끼기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하루 날을 잡아 요리를 해야겠다는.(요리를 일상으로 재현하기에는 내게 너무나 어려운 미션이다. 아직 요리는 내게 연례행사! 올해가 가기전 그가 알려준 대충대충스튜와 모짜렐라치즈 토마토 샐러드, 오리엔탈스파게티를 다시 한 번 재현해야할터인데! 기억력이 흐리멍텅. 레시피를 다시 알려주세요.)

+2권이 기대되는, 2권또한 소장의 욕구가 불끈불끈하는 훈륭한♡
하지만 149쪽의 동성연애자라는 언어선택은 흠. 번역상에 있어 성수자에 대한 카요코의 일종의 편견을 내포한 번역이라고 이해하기에도 역시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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