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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에 해당되는 글 3건
2011. 2. 14. 00:12

롤라 몽테스(1955, 막스오퓔스)
아트시네마의 큰 스크린에 여백없이 영화가 가득 찼다. 그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영화는 웅장하고 화려했다. <롤라몽테스>를 만든 프랑스의 영화제작사는 <롤라 몽테스>가 흥행에 실패하자 시간차 순으로 영화를 재편집했고, 2008년 프랑스는 <롤라 몽테스>를 막스오퓔스의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였다. 아버지가 죽자 신분상승을 위해, 부의 획득을 위해, 귀족이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한 롤라 몽테스는 결국 가출을 하고 구비구비 기구한 삶을 살다 그녀는 서커스의 구경거리가 된다. 영화 시작부터 등장하는 서커스 장면은 롤라몽테스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되었는지, 그녀의 일대기를 쇼로 보여 주고 그녀의 삶은 동전 몇프랑에 판매 된다. 그녀의 현재는 서커스라는 쇼로 구성되고 그녀의 과거는 서커스라는 공간에서 다시 재연되는 장면을 보며, 그녀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롤라 몽테스 그녀는 진정 어디에 있나요? 공연이 끝나고 서커스 공연장의 관객들은 한줄로 서서 케이지에 갖힌 롤라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다. 손을 잡기 위해 일정정도의 비용을 치르고. 영화 속에서 그 장면이 슬펐다.  




환상의 그대(2010, 우디앨런)
우디할배는 영화속에서 "때로는 환상이 신경안정제보다 더 낫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우디할배는 "신경안정제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씁쓸한데 영화를 보면서 킥킥 웃었다. 우디할배는 놀라운 할배이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박찬욱)
말하려면 할말이 많은 영화인듯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단순히 '봤다'에 의미를 둘 수도 있는 영화인듯하다. 지금 이 순간은 개봉 후 5년만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봤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뭔가 자극적이었다. 문득 <박쥐>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왜일까?
2011. 1. 29. 02:18

2010년, 영화 '옥희의 영화'를 보고 아차산에 다녀왔다. 아차산 정상에서 올해가 끝나기 전 영화 한편을 만들 겠다고 다짐했다. 그날의 다짐이 그냥그냥 다짐으로만 머물지도 몰랐었을텐데, 2010년 12월 25일 나는 장비를 대여했고, 작업을 함께 할 친구들을 서울아트시네마 옥상에서 만났다. 바람이 매서웠다. 하지만 우리는 빠알갛게 추위에 손이 익어가면서도 꿋꿋이 촬영을 했다. 촬영을 마무리 하고 장비를 반납하고 감자탕과 소주를 마시며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쁨에 모두들 즐거워했다. 결정적 장면을 깜빡하고 찍지 않기도 했고, 이래저래 많이 어설프기도 했지만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었기에 애정이 특별했다. 그래서 서울아트시네마 홍보 UCC 공모전에 '회춘(回春)'을 출품했다. 바로 말하면 서울아트시네마 홍보 UCC공모전이 실질적으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끔 한 동력이었다. 내심 기대했다. 아트시네마의 커다란 스크린으로 '회춘(回春)'을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아트시네마 스크린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든 영화가 상영된다는 것, 생각만해도 설레였다. 하지만 탈락했다. 그래도 내가 직접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보고 또 봐도 좋다. 상상을 함께 실현한 사람들이 참 고맙다. 

ps. 영화 속 동재의 바람대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1년 겨울 에릭로메르의 '녹색광선'을 상영한다. '녹색광선'을 정말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 상영시간표에 '녹색광선'이 있다는 것을 보고 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고마와요! 서울아트시네마.


2011. 1. 19. 00:13

2011 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 '쥬이쌍스 시네마'

시네마테크와 친구들 영화제 개막제에 다녀왔다. 작년부터 벼르고 벼렀던 영화제였기에, 개막작이 에릭로메르의 영화였기에 사무실 신입활동가 환영회를 마다하고 종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화제 개봉도 개봉이지만 로메르도 로메르였지만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은 서울아트시테마 UCC공모전에 수상한 작품들이었다. 영화 개막식에 선정된 영상이 상영된다는 것이 나를  움직이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얼마나 잘 만들었길래, 어떻게 만들었길래 내 작품이 선정되지 않고 다른 작품들이 선정된것일까?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난 오늘 당선작들을 볼 수 없었다. 어떠한 이유인지 당선작이 상영되지 않았다. 아쉬웠다.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느끼는 '쥬이쌍스 시네마',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




2011년 서울아트시네마의 활동 모토는 즐거움이라고 한다. 즐거운 영화, 즐거운 공간, 즐거운 사람. 그런의미에서 이번영화제의 모토는 쥬이쌍스 시네마. 영화제 모토에 걸맞게 개막작은 에릭로메르의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 Quatre aventures de Reinette et Mirabelle / Four Adventures of Reinette and Mirabelle (1987)이었다.

에릭로메르의 영화를 보며 영화 속에서 느껴지는 그는, 자연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는 사람이다. 1986년 영화 '녹색광선'에서, 에릭로메르는 일몰직전, 찰나의 순간 반짝하는 녹색빛을 관찰하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1987년 영화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에서 에릭로메르는 블루타임을 이야기한다. 새벽이 오기 전 모든 것이 숨죽이고 있는 고요의 순간, 그 순간에 서서 레네트와 미라벨은 생명이 깨어나는 순간을 기다린다. 블루타임을 숨죽여 기다리는 레네트의 모습에 녹색광선을 숨죽여 기다리는 델핀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델핀의 소녀적 모습이 레네트일지도 모른다고. 두 여성은 자연의 변화와 그 찰나의 순간을 바라보고 집중하고 느끼는 법을 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맞이하든 맞이하지않든 눈물을 흘리는 법을 아는 것이다.

에릭로메르의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언어를 통해 사고를 나누는 법을 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이 생각하는 각자의 세계가 존재하고 그 세계를 언어로 주고 받으며, 사람들은 그들 각자의 세계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때로는 "저 사람이 왜 저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자기 눈물을 쏟기도 한다. 눈물을 쏟는 장면이 어의없고, 황당해서 영화를 보며 허허 웃었다. 그런데 그 웃음 뒤에 씁쓸함이 베어나오고 그 눈물에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 눈물에 연민을 느꼈다. 생각지도 않게 사고가 흘러가는 것이 당황스러워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저 멀리 달려가는 사고를 언어가 따라잡지 못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의심하지 않고 내 뱉었던 사고에 대한 성찰의 의미로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이다. '운다.'는 것에 이유를 묻기보다는 울고 싶어서 우는 로메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나는 좋다.

극장을 나오면서 생각을 했다. 내게 있어 시네마테크란? 시네마테크라는 내게 있어 열등감의 공간이다. 영화를 사랑하고 싶고, 영화를 좋아하고 싶은데 나보다 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시네마테크에서 바로 확인하기때문이다. 그래서 다짐했다. 열등감의 에너지를 반드시 글로 전환하기로!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선 에릭로메르 회고전이 진행된다. 다시 한 번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가지 모험'을 보고, '녹색광선'을 필름으로 보고 두 영화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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