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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1건
2013. 7. 16. 23:17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다. 그리고 학교 앞 나무그늘 아래에서 그림을 그렸다. 학교운동장은 아이들 소리로 가득찼다. 학교 앞 도로에는' 학교앞 천천히'라고 쓰여 있다. 나의 하루도 천천히, 천천히 흘러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130705)



중국집에서 밥을 기다리면서 열쇠고리 간새를 그렸다. 제주에서 엎어온 열쇠고리는 봐도봐도 예쁘다. 제주에 가고 싶은 마음이 울컥 올라왔다. 북적거리는 중국집, 밥이 늦게 나왔다. 밥을 기다리며 드로잉을 하는 것도 괜찮다. 허기진 배를 진정시킨다.

(20130706)



주말 집에서 밥을 지어먹었다. 사무실 선생님이 텃밭에서 직접 가꾼 상추, 깻잎, 고추, 쑥갓 등 싱그러운 초록의 것들을 잘 씻어서 와구와구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나니 그림을 그릴 정신이 들었다. 결국 빈접시만 남은 밥상을 그리게 되었다. 요즘에는 계속 초록의 것들이 먹고 싶다. 장을 봐서 야채들을 조리하지 않고 생것으로 잔뜩 먹어야 겠다.

(20130707)



약속이 있어 홍대로 나가는 토요일 오후, 지하철 안에서 무엇을 그릴까 고민을 했다. 내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릴까하다 아직은 거기까지는 어려워 내 손을 그렸다. 그러나 손을 그리면서 뒤늦게 깨달았다. 아차! 나는 손, 발 그리기를 상당히 어려워하지? 잘 그리다가도 손을 그려야하는 순간이 오면 집중력을 잃게 된다.

(20130713)

2013. 7. 5. 00:28

민우회에서는 매월 '다다익선'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강좌를 연다. 7월 강좌는 <데일리 드로잉>이였다. 인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인 마법사님은 2010년부터 3년동안 꾸준히 드로잉을 하였다고 한다. 이제는 취중드로잉도 가능하다는 마법사. 마법사는 잘하는 것보다 '매일, 그냥'하는 것이 데일리 드로잉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리고 '선을 긋는 것을 두려워말자. 그것은 잘못 그린 것이 아니라 그날의 나를 담은 선이다.'라며 자유롭게 그리고, 지우개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일기처럼 강박을 가지고 그리면 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며, 지하철에서 버스안에서 딱 10분만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그녀의 강좌를 듣고 드로잉에 대한 갈망이 다시 일렁였다. 습관, 매일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언젠가 또 중단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데일리드로잉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바다에 가고 싶다. 왜 바다에 가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지금 나는 자연이 필요하기때문이다. 다시 왜 자연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면 나는 쉼이 필요하기때문이다. 얼마 전 애인님은 계속 물을 보고싶어했다. 그래서 바다에 가자고 했다. 아쉬운대로 서해바다로. 을왕리로. 신촌기차역에서 을왕리로 바로 가는 직행 버스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없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한강을 다녀왔다. 노을 지는 한강을 바라보며 애인님은 물이 보고 싶었던 이유를 말해주었다. 우리는 같은 이유로 물을 보고 싶어한다. 큰물이 보고 싶은 아이들이 어여 큰물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동해 바다에 가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물가에서 흙놀이 하는 사람들을 그렸다.

(20130704)

2013. 4. 21. 20:42

 

 

지난 주말 할아버지를 뵈러 진주에 다녀왔었다. 병실에 계시는 할아버지는 나를 알아보고 "소희야, 우리 소희 왔나?"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 곁에서 어린 시절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기억을 쫑알쫑알 말했다. 할아버지 또한 기억을 더듬으며 무어라 말씀하셨다. 하지만 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자연의 숨소리를, 바람의 흔들림을, 볕의 다정함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셨던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나는 감사한다. 두 분덕분에 나의 유년은 풍요로웠고, 아름다웠다. 할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할아버지가 내 할아버지여서 나는 행복해요." 이제는 존재하지않지만 내 유년의 공간을, 젊은 날의 할아버지의 공간을 그려보고 싶었다. 펜이 스케치북에 가닿으면서 공간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20130421)

2013. 2. 19. 00:24


이다님의 그림 : 어느 날 노을을 [보다]

http://2daplay.net/


트위터에서 이다님을 팔로잉하고 있다. 타임라인에 "어느 날 노을을 [보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첨부되어 올라왔다. 뷰포토를 클릭하는 순간, 펼쳐지는 화면 속 노을 풍경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와아, 아름답다.' 이다님 노을 그림을 보다, 시집을 펼쳤다. 마침 진은영 시인의 시집 <훔쳐가는 노래>에 '노을'이라는 시가 담겨있다.



노을

진은영


하늘이 저기 있다

입은 채로 자신의 나일론 치마를 불태우는 여자처럼


벽에 걸린 그림 속에는 전나무의 녹색 바늘, 옥수수알의 노란빛이

눈을 찌르는 오후가 있다


불꽃, 너는

내부에 젖은 눈동자가 달린 동물 하나를 키우고 있다.

2013. 1. 6. 00:34



지난 가을 여성노동교육을 기획하면서 임경선씨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가 한겨레 esc에서 상담코너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가 뒤늦게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임경선씨의 글을 공감한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그렇게 존재를 인식하고 동생방에 임경선씨의 소설 <어떤 날 그녀들이>이 있길래 읽었다. 연애소설이라고 타이틀을 건 이 소설은 30대 중반이고, 확실한 직업이 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들의 연애 이야기가 담긴 단편소설집이었다. 순식간에 후룩 읽히는 책이었다. 재미있게 읽히긴 하였으나 나는 그냥 그랬다. 하지만 남성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는 알겠더라. 그리고 어떤 환타지가 이루어질법한 순간에 대수롭지 않게 그것이 환타지라는 것을 알고 환타지를 툭 자르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여자들의 캐릭터들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이 묘한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라디오 방송에서 DJ가 새해 계획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소설에 도전해볼까 한다."라고 말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겨 소설을 발간하고 그 책을 '앞으로 우리처럼 사랑할' 사랑하는 딸 윤서에게 선물했다. 그런 그녀는 뜨거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하는대로 자신의 글을 세상에 쉽게(?) 내놓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복을 타고 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쉽게 내놓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임경선씨 덕에 일본의 만화가인 마스다 미리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마스다 미리는 만화와 에세이로 일본의 30-40대 여성의 정신적인 지주로 추앙받는 존재라고 한다. 그녀의 <주말엔 숲으로>라는 만화책을 읽었다. 30대의 비혼 여성이 도시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일상에서 겪는 작은 지혜를 연필로 간결하게 그린 만화책이었다.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혀졌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책장을 열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임경선씨와 마스다 미리는 30대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자기 일을 가지고 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무릎 깊이 만큼의 가벼운 접근으로 꾸준히 기록하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다. 나도 하는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그녀들도 똑같이 하고 있구나, 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라는 세심하고 소소한 접근은 재미있었지만 거기까지만인 아쉬움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녀들은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그리는 큰 장점을 가진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도서] 손끝만 보지말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마쓰다 미리의 3부작에 관한 짧은 기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267

 

+ 오늘의 결론은 날이 추운 한 겨울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면 양말 신고, 뜨끈한 차 한 잔 끓여 놓고, 방에서 뒹굴뒹굴 누워 소설책 읽고, 만화책 읽는 것이 장땡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내일은 야외활동을 해야겠다. 


2013. 1. 5. 01:19



집에 가는 길에 그냥 혼자 좋아서 배시시 웃으며 밤길을 걸었다. 생각하면 기분좋은 사람들. 2013년 한 해 이들과 함께 힘 조절 잘 하면서 지치지 않고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


2012. 12. 29. 23:29

 

2012년, 술 한 잔 넘기며 보내고 있나요?

아니면 연말 가요대전을 보고 있나요?

 

연애가 끝나고, 계획했던 일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원치 않는 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그렇다고 다른 그이가 당선되었어도 그저그랬을 2012년이지만

 

내일이 오고, 내일이 오늘이 되고, 오늘이 어제가 되는

신비로운 일상의 경험을 하며

산다는 것에 '희망'을 가지며

 

謹賀新年이에요.

 

새해엔 더 철들지말고, 현실에 더 저항하며 살아요.

2013년, 와락-껴안아봐요!

 

2012년을 보내며 바람(소희)드림.

 

+ 무식하게 謹賀新年에서 '新'자의 '斤'를 빼먹어서 억지로 써서 넣었다. 음하하하하! ^-^;;;

연하장을 쓰는 이 순간 무언가 데자뷰같다.

2012. 12. 21. 00:18

 

지인의 소개로 밴드 '그릇'을 알게되었다. 토요일 늦은 밤 추억이 있는 건물의 지하에서 밴드 '그릇'의 공연을 보고 들었다. 요즘엔 밴드 '그릇'의 노래만 듣는다. 좋은 음악을 소개해준 지인에게 감사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며 소박하고 진솔하게 그리고 가벼이 살아가는 밴드 '그릇'에게 고마워 그림을 그렸다. 12월 25일에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가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못갈것같다. 참, 그날 밤의 내가 민망하다. 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한다는 것은 놀랍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위대하기도 하다. 12월 25일 밴드 '그릇'의 간결한 홍보물을 보고 나도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색연필과 싸인펜을 들었다.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닥거리는 이 순간이 즐겁다. 그릇1은 하이얀 도자기에 푸른빛 작은 모래가 박힌 그릇이고, 그릇2는 크리스마스용 국산 사기그릇이고, 그릇3은 가격이 착한 와인을 담아 먹는 프랑스 재래시장 출신 글라스 그릇이다. 그릇1에는 씨원하고 청량한 탄산수가 담겨있고, 그릇2에는 애미애비도 몰라보는 막걸리가 담겨있고, 그릇3에는 달달하고 싼 아모르 와인이 담겨있다.

 

 

 

2012. 11. 4. 15:01

 

 

 

주말을 어떻게든 잘 보내고 싶었다. 무언가를 쉴틈없이 하고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내게 무언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강박이 내게 작용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그러면서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번 주말엔 뭘하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지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 컬러링이 울리고 얼마되지 않아 전화를 받는다. "오늘 날씨가 좋아요!" 지인은 자전거를 타다가 옥수에서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탄다는 지인의 말에 나도 집을 나서야 겠다 싶었다. 그래서 대뜸 "그럼 저도 나갈래요."라고 말하고 씼고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오랜만의 라이딩, 운동이라는 것을 전혀 몰라했던 몸은 갑작스런 신체 활동에 놀랐는지 경직되었고 힘들어 했다. 잠수교를 낑낑 거리며 올라타고 다시 시원하게 내려 한강 북단에 도착하니 보라빛 체크무늬 난방을 입은 지인이 가을 볕처럼 가볍게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가을 볕이 따스한 토요일 오후에 만나 성산동까지 달려 망원 시장 전집에서 맥주 한 잔 걸치고, 자전거를 끌고 걸어 홍대에서 신촌으로, 신촌의 작은 음반가게에서 지인이 미리 주문해둔 음반 몇 개를 받아 다시 신촌에서 홍대 상수로 걸어 상수에서 집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그렇게 느릿느릿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걷고, 먹고, 마시고 토요일 한나절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영화 세트장의 달처럼 환하고 또렷한 달이 하늘 위에 떴다. 그 달을 보며 자전거를 타고 또 탔다. 벗이 있어 좋더라. 벗과 함께여 좋더라. 지인이 추천해준 음악 앨범 <떠돌이별 임의진의 자전거 여행>을 듣고 있다. 임의진씨는 전직 목사였고 지금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곳곳을 여행을 다니는 떠돌이 여행자라고 한다. 자신의 자전거에게 들려줄 음악들을 모아모아 작은 음악앨범을 만들었다. CD에 담긴 노래들이 지인의 표현처럼 모두다 '식물성'이다. 이런 노래들이 내게 딱인 것같다.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지인의 잘생긴 자전거를 그림으로 한 번 그려보았다.

2012. 10. 12. 00:17

 

 

그림엽서 한 장을 선물 받았다. 그림엽서 속 인물은 버지니아 울프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사람은 바네사 벨, 버지니아 울프의 친언니이다. 그림의 제목은 <Virginia Woolf>, 영국 런던 National Portrait Gallery에 있는 바네사 벨이 그린 버지니아 울프의 초상화. 화가 언니가 그린 소설가 동생, 이것만으로도 매력적인 그림이다. 버지니아 울프에게 그림을 그리는 언니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바네사 벨은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동생 버지니아, 토비, 에드리언과 함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고 그곳의 예술가, 작가, 지식인들과 함께 블룸즈버리 클럽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바네사는 시인이자 비평가인 클라이브 벨과 open marriage를 하였다고 한다. 개방형 결혼을 유지하며 클라이브 벨이 아닌 또다른 이를 만나고 사랑했던 그녀가 궁금해진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인은  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바네사 벨이 그린 <Virginia Woolf>를 보고 내 생각이 났다고 한다. 그림을 보고 정말 기뻤다. 그림도 좋고 그림 뒤에 적어준 지인의 메시지도 좋아서. :) "내년에는 '바람의 방'이 생기길 바라며."라는 그 구절이 마음에 곱게 내려 앉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꼭 그러할 수 있기를. 그림을 오래오래 잘 보관하고 싶어서, 또 그림을 두고두고 보면서 '자기만의 방'을 만들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구점에서 액자를 하나 샀다. 그리고 그림을 넣어 두었다. 부자가 된 것같아 행복한 밤이다. 당케-

 

+ http://www.npg.org.uk/

National Portrait Gallery 공식 홈페이지이다. 이곳에 가니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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