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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6. 00:11

 

 

나는 왜 독립을 하려고 하는가? 부모님의 집에서 거주하는 동안 누릴 수 있는 안락함을 나는 왜 포기하려고 하는가? 큰 어려움없이 내가 무난히 살아올 수 있도록 기여한 부모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유독 이제는 서로 분리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명확해진다. 언제까지 부모님에게 기대어 살 수 없는 것이다. 내 생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또 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싶다. 부모에게 빚지며 살아온 삶, 이제 '자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터득하고 싶다. 쌀 한 가마니에 얼마하고, 애호박 한 개, 대파 한 단은 얼마하는지 생을 유지하기 위한 생필품의 가격과 생존을 위해 필요한 거래들은 어떻게 성립되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홀로인 존재로서 겪게 되는 고독과 맛봐야하는 쓸쓸함을 온 몸으로 통과하고 싶다. 이러한 것들은 언제까지나 비껴나갈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제, 정면으로 뚫고 가야하는 때가 온 것이다. 독립을 준비하면서 "가슴 속에 '낭만'을 품 때, '환상'에 빠지지는 말자." 속으로 읊어본다. 현실은 환상과 대비되는 무엇, 환상이 아닌 현실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고민하고 준비해야한다. 빚지지 않고 유지되는 삶은 없다고 소설가 황정은은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나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누군가에게 빚지며 이뤄진 생의 섭리를 늘 각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월급 100만원으로 '물리적인' 의미에서 빚지지 않고 내 생계를 꾸려보고 싶다. 그것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일종의 실험을 감행하고 싶다. 어떻게든 '홀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싶고, 끊임없이 겪게되는 고독과 외로움에도 익숙해지고 싶다. 이것이 내가 독립을 하려는 이유이다. 그리고 방탕하지않는(?) 범주 안에서 마구 자유롭고 싶다.

(20121023)

 

+ 연필로 그림을 그리니까 사각사각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연필로 그리니까 '잘못그리면 슥슥 지우고 다시 그리지 뭐.' 편한 생각이 든다. 그랬더니 그림이 어느새 완성되었다. 오랜만에 그림그렸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