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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0. 19:39
충만한 만남이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충만한 만남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이지만 오랜만에 나는 충만한 만남을 경험했다.
김미혜 선생님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민우회 활동의 일년을 회원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더 나은 활동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먼저 선생님께 SOS를 요청드렸더니
선생님이 집으로 놀러오시란다. 점심시간 때 오면 따끈히 밥도 지어주신다고 한다.

:)

참 오랜만이었다. 선배언니의 집들이 초대말고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은 것이.
괜시리 마음도 설레였다. 
화려한 밥상은 아니지만 계란찜에 산나물무침, 갈치조림, 녹두전-소박한 밥상이
더욱 풍요롭다. 이야기 나누느라 밥도 국도 나중에 다 식어 "차가운 밥 맥여 보낸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지만 맛나고 즐거웠던 점심시간-

이야기하나하나 대화 하나하나 순간, 내가 취해야할것들이 참 많다.
사무실 가서 사무실 사람들이랑 나눠먹으라며 귤도 싸주시고
팀 사람들에게 전해주라고 싸주신 선생님의 퀼트주머니,
꼭 면월경대 하고 다니라며 손수 만들어 주신 면월경대까지-
선생님,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읽어보라던 시,

오늘 나는 충만한 만남을 가졌다.





멀리가는 물

-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길을 가지 않는가.


때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