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가 갖는 표현력을 진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영화이다.(벨라 발라즈)'라는 문구를 잡지에서 봤다.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다. 저마다의 걸음걸이는 뒷모습에서 특히 드러난다.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발이 땅에 어떻게 딛어지고, 무릎이 몇도 굽혀지는지, 발의 디딤과 무릎의 각도에 따라 팔은 어떻게 흔들리는지, 고개는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그 사람 특유의 걸음걸이가 보이는 것이다. 마곡사에 가서 모후아와 함께 자작나무 아래에 서서 자작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을 한창 올려다보았다. 바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담아 흔들리는 자작나뭇잎. 흔들리는 초록에 시선을 고정하고 바람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자작나무를 올려보다 고개를 잠시 돌리니 모후아의 걸음걸이가 보였다. 흔들흔들 느릿느릿. 바람소리, 새소리가 좋아 카메라를 들고 풍경을 담았는데 모후아의 뒷모습이 함께 담긴다. 풍경 속에 담긴 모후아의 걸음걸이를 찬찬히 바라보는 것도 좋다. 여유가 느껴진다. 흔들흔들 느릿느릿, 평온히 걷다 저멀리에서 찡긋- 되돌아보고 초록 안으로 쏙 들어가는 그 걸음걸이가 재미있다. 그 걸음걸이에 모후아가 담겨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