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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민주'에 해당되는 글 1건
2011. 8. 23. 10:02
뮤지컬 <빨래>를 다시, 보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수줍게 전화 걸어 빨래를 홍보하다가 "아 그거 봤는데?"라는 답변에 민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또 볼 수 있다던 그/녀들의 쏘쿨함 때문!

아 민우 사랑 따뜻해, 또 볼 수 있다니 화끈해!

회원 여러분 혹시 표팔다 "나 그거 봤어~"라는 말에 우물쭈물 답변 못하고 뻘쭘하신 적 있다구요?그럼 우리 오매에게 물어보아요. 다시 빨래를 보는 이유?

Q. 뮤지컬 '빨래', 언제 처음, 총 몇 회 보았나?
오매 : 처음 본 건 빨래 2회차 공연 때 쯤인가 우연히 대학로에 공연보러 갔다가 파란 하늘에 하얀 빨래가 걸려있는 포스터가 인상적이었고 왠지 느낌이 팍! 와서 보게 됐다. 그 뒤로 6-7번 정도 본 것 같다.(와와 놀랍다)

대충 가볍고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Q. 왜 같은 공연을 그렇게 여러 번 보게 됐는지?
오매 :
 첫 공연 봤을 때 팜플렛을 보고 연출자인 추민주 감독의 스토리에 감동했다. 당시 누군지 잘 몰랐지만  뮤지컬을 좋아하게 된 어떤 여자(추 감독)가 자신의 졸업 작품으로, 너무 다른 세 여자가 힘든 얘길 하면서도 서로 위로하며 함께 안드로메다로 가는(?) 이야기를 스토리로 쓰고 작사와 작곡을 하여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정말 좋더라.

'아 이 감독은 졸업 작품을 만들면서도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기투합해서 이런 작품을 계속 공연할 수 있는 제작사를 만들고 하는 게 멋있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게다가 구성도 너무 최루성이거나 신파적이지 않고, 교훈적이면서도 교훈적이지만은 않은, 상처나 고통을 얘기하면서도 대충 가볍게 다루지 않고 마냥 아름답게만 마무리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다보니 한 번 보게된 후 또 누군가 다른 사람과 또 한 번 같이 보게 되고, 그 다음엔 새로운 회차가 나왔을 때 '연출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어떤 노래가 새로 나올까'하는 궁금증으로 계속 보게된 것 같다.

일상의 노동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Q. 뮤지컬 '빨래', 추천 포인트는?
오매 : 누구든지 빨래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하게 되는 작품. 이 작품을 통해 희망을 갖게 되는 거 같달까? (이런 표현 정말 쓰고 싶지 않지만 ^^;) 자기가 빨래를 하지 않으면 입을 옷이 없는 사람들, 남편 옷을 빨아줘야 한다든가 아이 기저귀를 빨아야 한다든가.. 비오면 하기 힘들고 말리기도 어렵고, 혹은 반지하에 살면 잘 마르지도 않고..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어김없이 해야하는 그 일상의 노동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계속 살면서도 그 안에서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 마디로 '빨래'가 단순히 그냥 '빨래'가 아니게 되는!

Q. 공연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오매 :  특별히 꼽아서 좋아하는 인물은 없지만.. 동대문에서 옷 장사하면서 세들어 사는 언니와 주인 할매의 관계가 좋은 듯. 그 언니가 매 번 월세를 못 내서 자기가 장사하는 옷이나 스카프 같은 걸 할매한테 갖다주고 하는데 그러면서 서로 없이 사는 사람들끼리 아웅다웅 알콩달콩하는 그 '케미'가 좋더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듯는 그런 관계의 느낌.

Q. 뮤지컬 작품이다보니 노래가 많이 나오는데, 가장 좋아하는 곡은?
오매 : 1부 쉬는 시간 직전에 주인공들이 욕지기가 나올만큼 힘든 순간 마을버스를 타고, 그때 마을버스에서 승객들과 다같이 노래부르는 장면이 있다. 비오는 날 산동네를 올라가는 마을버스 안에서 다들 오는 비를 그냥 맞아버리고 싶고, 그 비가 다 돈이었음 좋겠고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에서 건드리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상황에서 시작하는 노래인데 노래 뒷 부분에 하늘의 먹구름 사이로 빛 한 줄기가 새어나오면서 마무리 된다. 그 노래와 장면이 굉장히 위로가 되는 느낌이더라. 그 곡을 제일 좋아한다.

여자들의 감성과 유머와 연대로

Q. 마지막으로 민우회 후원공연 '빨래'를 보러오실 분들께 한 마디
오매 : 경제도 정치도 이렇게 팍팍하고, 빈곤문제, 청년문제, 이주문제 등 여러가지 사회적 사안들이 많은 시기에 여자들의 감성과 시선과 유머와 연대로 세상에 대해 이렇게 안아줄 수 있다는 작품이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다. 우리 자신을 위로하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여자들의 우정이 다른 사람에게도 유머와 따뜻한 웃음을 주고 그것으로 하루를 더 살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아마 그 누구와 함께 봐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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