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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에 해당되는 글 1건
2012. 1. 30. 22:01

오랜만의 블로깅이다. 긴 시간동안 방치해두었던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 일정정도 여유가 머물고 있다는 의미이겠지. 쓰고 싶은 글들이 참 많았다. 선운사에 다녀온 이야기도 고래씨에게 하고 싶었고, 매일 밤 꿈속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도 싶었고, 우리 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은 것들도 이 공간에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나간 시간들의 지나간 생각들을 끄적거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폭풍같이 바쁜 시간을 이제 뒤로하고 다시 한 번 시작, 을 말하려고 한다. 2012년 모토는 '계획없이 사는 것'인데 그래도 살아가면서 '다짐'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든다. 뭔가를 '다짐'해야지 그래도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

#1.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지난 1월 13일에는 반올림 연대주점에 다녀왔었다. 오랜만에 가는 연대주점이었다. 투쟁가가 들려오고 얼큰하게 취한 사람들은 투쟁가에 맞춰 팔뚝질을 하고, 서로 동지라고 호명하며 그 공간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을 쓴 희정씨를 만났다. 오랜만에 바다도 만나고 유나도 만났다. 그리고 낭미를 통해서 삶이 보이는 창 편집자님도 알게되었다.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 백혈병 등 각종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난이들의 가족과 삼성반도체, 삼성전자, 삼성LCD 공장 등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괴물 같은 일터에서 얻은 병을 직업병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소중한 사람들의 시공간이 '반올림' 그곳이었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고 알았던 반올림 동지들의 목소리를 희정씨의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연대주점에서는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희정씨의 책을 판매하고 있다. 그 책을 조심스럽게 사서 희정씨에게 내밀었다.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바람님께. 희정드림."이라고 희정씨가 써주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복하다.'라는 느낌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개인마다 제각각 필요할 것이다. 그 느낌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윤 창출이 최고라고 여기는 자본주의가 무섭게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세상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장시간 근로와 각종 화약 약품의 위독성을 노동자에게 전혀 공지하지 않은 채 '빨리빨리'를 끊임없이 말하며 목표량 달성만을 요구하는 삼성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 '건강할 권리'의 간절함을 말하고 있었다. 13일 이 책을 가방에 넣어두고 꺼냈다가 넣었다가, 책장을 펼쳤다가 닫았다가 읽기까지 몇번을 망설였다. 오늘 용기를 내어 책장을 펼쳤다. 다행히도 희정씨는 담담하게 그와 그녀들의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그래서 고마왔다.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행복하기 위한 기본 '건강'을 말해야한다.




#2. 부러진 화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았다. 화제가 된다고 하면 보고싶던 영화도 이상하게 잘 안보게 되는데 원래 보던 영화의 타이밍과 잘 안 맞아서 부러진 화살을 보게 되었다. 영화는 사람들이 말하는 딱 거기까지 였고, 영화잡지, 시사잡지에서 말하는 것 그 이상은 아니었다. 안성기씨가 오랜만에 본인에게 어울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과 그에 걸맞게 문성근씨의 연기를 보며 문성근씨가 정치를 한다는 것이 안타깝고 씁쓸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정당한 말을 하지만 억울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구조를 말한 영화는 사회적으로 사람들에게 이야기 거리를 던져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현실을 말할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였더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러면 장사가 되지 않았겠지. 감독은 영화를 잘 팔기 위하여 현실의 이야기를 가져와 인물을 아름답게 가공하기도 하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가상의 이야기를 더해 극에 살을 붙였다. 주인공의 극적인 성격을 가미하기 위해 당시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소품처럼 활용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성폭력 사건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은 상당히 불쾌했다. 오랜만에 연기하는 김지호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가 반가웠지만 김지호 역의 기자 역시 뭔가 소품처럼 다루어져 안타까웠다. 석궁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오랜 시간 그 사건을 취재하는 유일한 여성 인물인데도 그녀는 남자 주인공 옆에서 남자 주인공을 격려하고, 술쳐먹은 남자주인공을 자기 집에서 재워주는 역할만 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전반적으로 정지영 감독에게 나는 화가 났다. 부러진 화살, 나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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