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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에 해당되는 글 1건
2012. 11. 4. 15:01

 

 

 

주말을 어떻게든 잘 보내고 싶었다. 무언가를 쉴틈없이 하고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내게 무언가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강박이 내게 작용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그러면서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번 주말엔 뭘하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지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 컬러링이 울리고 얼마되지 않아 전화를 받는다. "오늘 날씨가 좋아요!" 지인은 자전거를 타다가 옥수에서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탄다는 지인의 말에 나도 집을 나서야 겠다 싶었다. 그래서 대뜸 "그럼 저도 나갈래요."라고 말하고 씼고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오랜만의 라이딩, 운동이라는 것을 전혀 몰라했던 몸은 갑작스런 신체 활동에 놀랐는지 경직되었고 힘들어 했다. 잠수교를 낑낑 거리며 올라타고 다시 시원하게 내려 한강 북단에 도착하니 보라빛 체크무늬 난방을 입은 지인이 가을 볕처럼 가볍게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가을 볕이 따스한 토요일 오후에 만나 성산동까지 달려 망원 시장 전집에서 맥주 한 잔 걸치고, 자전거를 끌고 걸어 홍대에서 신촌으로, 신촌의 작은 음반가게에서 지인이 미리 주문해둔 음반 몇 개를 받아 다시 신촌에서 홍대 상수로 걸어 상수에서 집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그렇게 느릿느릿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걷고, 먹고, 마시고 토요일 한나절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영화 세트장의 달처럼 환하고 또렷한 달이 하늘 위에 떴다. 그 달을 보며 자전거를 타고 또 탔다. 벗이 있어 좋더라. 벗과 함께여 좋더라. 지인이 추천해준 음악 앨범 <떠돌이별 임의진의 자전거 여행>을 듣고 있다. 임의진씨는 전직 목사였고 지금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곳곳을 여행을 다니는 떠돌이 여행자라고 한다. 자신의 자전거에게 들려줄 음악들을 모아모아 작은 음악앨범을 만들었다. CD에 담긴 노래들이 지인의 표현처럼 모두다 '식물성'이다. 이런 노래들이 내게 딱인 것같다.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지인의 잘생긴 자전거를 그림으로 한 번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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