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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8. 01:07
[오늘의이야기]
가을입니다. 어느새 가을입니다. 가을 하늘이 너무나 맑아 싱글벙글 웃으면서도 그 맑음에 뭔가 찡해졌습니다. 오후 출근길, 가을 하늘이 맑아 잠시 멈춰 서 핸드폰을 꺼내 하늘을 담아봅니다. 다행히도 내가 본 하늘빛이 고스란히 담겨 기뻐합니다. 사무실로 향해는 발걸음을 사무실이 아닌 다른 어느 곳으로 돌리고 싶었습니다. 그랬던 가을 하늘이었습니다.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 <少年>이 생각나던 가을 하늘이었습니다.
少年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그리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그분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이 오늘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생각하며, 10년 전 나를 생각하며, 다시 그분을 생각하며, 광화문 앞을 생각합니다. 늦은 밤 그분에게 노래를 전해봅니다. 그곳에서도 들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