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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에 해당되는 글 2건
2012. 5. 23. 01:05

 

 

 

 

[여성주의 고전읽기 '나를 매혹시킨 여성학자' 1강_Adrienne Rich] 여성, 혁명, 존재의 시학

by 권김현영

 

 

 

분노와 여성적 힘에 대한 자각, 오르페우스의 사신*

 

나는 빛과 어둠이 줄무늬처럼 드리워진 아케이드 아래를 걷는다

나는 확고한 권력을 가진 최초의 여성이다

이 권력은 내가 본 적 없는 권위에 의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나는 검은색 롤스로이스에 죽은 시인, 오르페우스를 태우고

황혼과 가시밭길을 지나는 최초의 여성이다

나는 충실히 수행하기만 하면, 나를 온전히 지켜줄 어떤 임무를 맡은, 표범의 정기를 지닌 여성

지옥의 천사들과 접촉한 여성

그러한 힘을 휘둘러서는 안될 때 그녀는 자신의 힘의 충만함을 느낀다

여기 거리 아래의 화염의 아수라장 사이에서 명료한 정신으로 맹세하는 그녀

그녀의 죽은 시인 오르페우스는 거울의 다른 쪽에서 부는 바람에 대항하여 뒤로 걷는 법을 배운다

 

Dream I'm the Death of Orpheus 1968

 

 


여자에게 어머니란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

 

"모성의 제도 하에서 모든 어머니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이 아이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죄의식을 느낀다.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계획대로 완벽한 딸을 만들도록 되어 있었다. 이 완벽한 딸은 만족스럽게 조숙했지만, 틱 증세와 욱하는 성질, 22세에 관절염을 앓아 영원히 다리를 절게 되었다. 그녀는 마침내 아버지의 빅토리아 시대적인 가족주의와 매력, 잔인한 통제력에 저항하고, 이혼한 대학원생과 결혼하고, 테니슨의 유창한 부드러움이 결핍되어 있는 현대적이고 모호하며 비판적인 시를 쓰는가 하면, 심지어 임신을 했다.('') 어미니의 생각으로는 (그녀의 딸이) 무언가 끔찍하게 잘못되었던 것이다.('') 나는 모든 어머니들이 느끼는 죄의식을 상상할 수 있다. 왜내하면 나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of Women Born 1976

 

아드리엔 리치는 어머니-딸 관계에 대해, 딸이 어머니에 대해서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쓴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어린 시절의 자신이 느꼈던 분노는 다시 어머니로서의 자신이 가진 죄의식으로 돌아오고, 그 죄의식은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위한 분노로 변형된다. 어머니처럼 살게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불안, 어머니 자신이 아니라 아버지와 세상을 위한 아이를 키우라는 압력...리치는 여성운동의 초기에 모성의 신화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비록 옳은 것이었다고 해도, 그리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딸들은 언제나 바로 어머니로부터 아마존이 되라는 격려를 받기를 원했고 자신의 편이 되어주기를 원했던 딸들의 소망이 얼마나 간절했다고 해도, 어머니들은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딸들의 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고백한다.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계획대로 적절히 만족스러운 딸을 만들도록 되어 있었다. 적절히 만족스러운 위치를 가진 조신한 딸은 20세가 되더니 그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기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매일 술과 늦은 귀가를 일삼는다. 급기야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며 가난을 자처한다. 서른을 훌쩍 넘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딸이 골드미스라도 되어 있으면 위안을 삼으려만 그렇지도 않다. 급기야 그 딸은 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한다. 어머니의 생각으로는 (그녀의 딸이) 무언가 끔찍하게 잘못되었던 것이다. 나는 모든 어머니들이 느끼는 죄의식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왜 죄의식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이해하고 싶지 않다. 끔찍하게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그녀의 딸로 인해 그녀는 그녀의 가슴을 부여 잡고 운다. 어머니들은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딸들의 편에 있다. 그래서 그 딸도 운다. 

 

아드리엔 리치의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 펑펑 울고 싶은 감정을 간신히 추스렸다.

 

 


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언 존재*

 

"여성을 남성의 성적 영향력의 범위 안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계획된 수단들의 범위, 그리고 그 정교함을 들여다보면, 페미니스트들이 다루어야 하는 주제가 단순히 젠더불평등이나 남성 지배문화 혹은 동성애에 대한 금기가 아니라, 남성의 육체적, 경제적, 감정적인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들에게 이성애를 강제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은 불가피해진다."

Compulsory Heterosexuality and Lesian Existence 1980

 

리치가 주장하는 레즈비언 연속체/연속선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여성이 다른 여성들과 성기적 성경험을 해봤거나 의식적으로 욕망한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여성들 개개인의 삶을 통틀어서 그리고 역사를 통틀어서 존재하는 다양한 범위의 여성정체화된 경험들이 모두 포함"한다. 그녀는 단지 성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적이고 감정적으로 남성들의 특권이 유지되어왔던 강제적 이성애제도에서 여성들간의 우정, 동지애가 에로틱한 것으로부터 분리되어 정의되었는데, 레즈비언 존재라는 개념을 더 깊고 넓게 하므로써 여성들간의 관계에 대한 탈이성애적 보기/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일 우리가 모든 여성들이 엄마젖을 빠는 유아에서부터 여성들에게 의해 보살펴지며 죽어가는 90세의 여성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레즈비언 연속체 위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우리가 자신을 레즈비언을 정체화하건 아니건 간에 자신을 이 연속선에 들어왔다 나왔다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Compulsory Heterosexuality and Lesian Existence 1980

 

리치는 레즈비언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혹은 남성혐오에 의한 차선의 선택 정도로 치부하는 기존의 정의에 반대하며, 매우 탈정치적으로 들리는 성적인 "선호(preference)"라는 말은 강제적 이성애를 제도적으로 실천하게 만드는 수많은 문화적 압력들을 부인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여성에게 강요된 특정한 삶의 방식을 따르는데 거부한 여성들을 레즈비언 연속선으로 사고하게 되면 우리는 여성의 역사에 유구한 저항의 전통을 재발견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결혼제도와 모성역할에 대한 압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들을 고무하고 격력할 수 있는 여성들의 자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녀의 글을 보며 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직면하면서, 동시에 위안을 얻는다.

언제까지 두려워하고만 있을 것인가?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

하지만 이 위치에서 위안을 얻으려 한다...

 

건널 수 있는 강을 건널 수 없는 강이라고 말한다.

건너온 강을 건너지 않은 강이라고 말한다.

2012. 4. 30. 13:29

 

 

올해도 민우회에서 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를 오픈한다. 작년 강좌는 강좌 듣게 다며 교재도 사놓고 그랬는데 결국 침만 줄줄 흘리고 강좌 하나 밖에 못들었는데, 올해는 반드시 기필코 전 강좌 '올출'해보려고 한다.

 

웹자보를 보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강의 기획도, 강좌 홍보물도 정말 멋지다. 민우회 짱! 쵝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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