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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5. 00:45

 

대선 후보 토론회를 보았다. 이정희 후보가 기조연설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용산, 제주 강정, 강원도 골프장의 사람들을 말했다. 그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말했다. 그 순간은 중요했다. 하지만 그 순간뿐이었다.

토론회를 본 혹자들은 이정희, 박근혜 양자토론 덕분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어느 종편방송에서는 오늘 토론회에서 득을 본 사람은 누구인지 5명의 패널에게 질문을 했다. 박근혜 후보라고 생각하면 오른손을 들고,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하면 왼손을 들고, 이정희 후보 라고 생각하면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5명 중 4명이 벌떡 일어났다. 질문을 던진 진행자는 벌떡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다른 이들이 한 사람만 택하라고 했으면서 왜 본인은 두 사람을 택했냐고 따져물었다. 그랬더니 진행자는 "제 마음이죠!"라고 답한다. 허허-아주 안일한 예능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 대선 후보 토론회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같았다. 본인 입으로 박근혜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후보로 자처했다는 이정희 후보는 사력을 다해 박근혜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대선 후보라기보다는 '공격인터뷰'라는 장르의 인터뷰어같았다. 공격적으로 박근혜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쏘아붙이는 모습이 실질적으로 재미있기도했지만 무언가 허탈한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의 토론주제에 벗어난 질문에 굳이 답하지 않아도 되었을 이정희 후보는 "당신을 떨어트리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뻔히 다 알고 있지만 본인 입으로 스스로 그렇게 말하다니, '아이구야.' 싶었다. 내일 김소연, 김순자 후보토론회가 있긴 하지만 오늘 토론회 자리에서 이정희 후보는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이였다. 하지만 이정희 후보의 모습은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서울 정도의 투철함의 근거가 '오로지 박근혜 당신을 떨어트리기 위해서야!' 그 부끄러운 당당함이 씁쓸했다.  

토론회를 보며 사람들은 대통령 후보 중 나의 삶,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고민하는 이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절대 그러하지못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으로 각 후보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미래를 구상하고 토론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토론문화에 익숙지 않은 한국사회의 토양이 오늘 그대로 드러났다. 토론회 형식자체도 토론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었고, 사회자는 시간을 알리는 알람시계 역할만했다. 오히려 이정희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진행자같이 느껴졌으니. 나머지 토론회도 잘 챙겨봐야겠다.

 

▶ 박종선, 김소연, 김순자 후보 토론회 12월 5일(수) 밤 11시

▶ 초청대상 후보자 토론회 2차 (경제, 복지, 노동, 환경 분야) 12월 10일(월) 저녁 8시

▶ 초청대상 후보자 토론회 3차 (사회, 교육, 과학, 문화, 여성 분야) 12월 16일(일) 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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