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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 미리'에 해당되는 글 1건
2013. 1. 6. 00:34



지난 가을 여성노동교육을 기획하면서 임경선씨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가 한겨레 esc에서 상담코너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가 뒤늦게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임경선씨의 글을 공감한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그렇게 존재를 인식하고 동생방에 임경선씨의 소설 <어떤 날 그녀들이>이 있길래 읽었다. 연애소설이라고 타이틀을 건 이 소설은 30대 중반이고, 확실한 직업이 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들의 연애 이야기가 담긴 단편소설집이었다. 순식간에 후룩 읽히는 책이었다. 재미있게 읽히긴 하였으나 나는 그냥 그랬다. 하지만 남성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는 알겠더라. 그리고 어떤 환타지가 이루어질법한 순간에 대수롭지 않게 그것이 환타지라는 것을 알고 환타지를 툭 자르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여자들의 캐릭터들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이 묘한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라디오 방송에서 DJ가 새해 계획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소설에 도전해볼까 한다."라고 말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겨 소설을 발간하고 그 책을 '앞으로 우리처럼 사랑할' 사랑하는 딸 윤서에게 선물했다. 그런 그녀는 뜨거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하는대로 자신의 글을 세상에 쉽게(?) 내놓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복을 타고 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쉽게 내놓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임경선씨 덕에 일본의 만화가인 마스다 미리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마스다 미리는 만화와 에세이로 일본의 30-40대 여성의 정신적인 지주로 추앙받는 존재라고 한다. 그녀의 <주말엔 숲으로>라는 만화책을 읽었다. 30대의 비혼 여성이 도시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일상에서 겪는 작은 지혜를 연필로 간결하게 그린 만화책이었다.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혀졌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책장을 열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임경선씨와 마스다 미리는 30대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자기 일을 가지고 있는,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무릎 깊이 만큼의 가벼운 접근으로 꾸준히 기록하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다. 나도 하는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그녀들도 똑같이 하고 있구나, 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라는 세심하고 소소한 접근은 재미있었지만 거기까지만인 아쉬움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녀들은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그리는 큰 장점을 가진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도서] 손끝만 보지말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마쓰다 미리의 3부작에 관한 짧은 기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267

 

+ 오늘의 결론은 날이 추운 한 겨울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면 양말 신고, 뜨끈한 차 한 잔 끓여 놓고, 방에서 뒹굴뒹굴 누워 소설책 읽고, 만화책 읽는 것이 장땡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내일은 야외활동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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