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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윤'에 해당되는 글 1건
2010. 12. 14. 00:46

2007년 은하해방전선을 인디스페이스에서 보고 오랜만에 윤성호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 극장에서 만난 그의 두번째 영화 도약선생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지원작품이다. 처음 이 프로필을 보았을 때, 음-영화에 대해 어떻게 판단을 해야할지 몰랐다. 과거 윤성호 감독이 만든 '두근두근 시사인'이 떠올랐기에 이 작품도 그 작품과 비슷한 그 어디즘에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애시당초 공무원이 지원한 작품이라는 것을 깔고 가면서 그 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눈치보지 않고(?) 나름 마음껏 펼쳐나갔다는 것을 극장을 나오면서 느꼈다. 영화는 룸메이트이자 사랑하는 연인인 우정과 멀어진 원식이 우정을 잊지 못하고 우정에게 장대높이뛰기로 늠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마음먹으며 시작한다. 원식은 영록을 만나 장대높이뛰기를 하기 위한 다양한 트레이닝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영록의 제자 재영과 원식의 두근두근한 순간을 영화는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68분의 호흡이 길지 않지만 조금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반짝이는 순간이 등장하는 영화이기에 그 지루함도 충분히 견딜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는 순간 1.
영록의 이미지 트레이닝 중 하나 인 '시 수업'에서 각자 시를 쓰던 원식과 재영, 재영이 살짝 원식의 뺨을 쓰다듬으며 '언니는 참 이뻐요.'라고 말하던(이렇게 말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이 망할 기억력.) 그 장면이 좋았다.

반짝이는 순간 2.
장대높이뛰기를 하기 위해 영록은 원식과 재영에게 힘을 모아 폴짝 뛰어오르기를 주문하고 동시에 공중에 잠시 머물기를 요구한다. 과연 그것이 가능해? 하지만 영화는 촬영과 편집의 기술을 통해 그러한 순간을 만들고 그 순간을 관객이 믿게 만든다. 공중에서 멈춘 상태에서 서로 말을 주고 받던 재영과 원식, 재영이 아주 빠르게 공중 상태에서 뭐라뭐라 말할 때 뭔말인지는 모르지만 나 또한 조마조마 했고 "언니가 궁금해요."라는 재영의 한 마디가 각인되었다. 아마 원식도 재영의 그 한 마디가 각인되었겠지?

반짝이는 순간 3.
장대높이뛰기 연습 중의 하나로 '훌쩍 뛰어올랐다는 것'을 가정하고 떨어지는 순간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훈련장면이 있었다. 몸을 스폰지 풀에 맡기도 그대로 누이는 장면, 재영이 먼저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스폰지 풀에 몸을 누인다. 그리고 원식도 스폰지 풀로 풍덩. 풍덩 빠진 재영과 원식이 장난치는 장면은 두 주인공이 서로의 감정에 대해 확실히 확인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그 순간을 원식과 재영은 회상하겠지, 그녀들에겐 그 순간이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되겠지라는 생각에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두 여배우가 어찌나 이쁘던지, :)

그외에도 우정과 원식이 옥탑에서 고추나무에 배추에 물을 주는 장면, '놀이공원은 지뢰밭'이라는 음성 타이틀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는 우정과 원식의 씬도 마음에 들었다. 

윤성호 감독의 영화는 재미있다. 보고 있으면 배실배실 웃음이 나오고 실없는 대사와 발랄한 이야기는 영화보는 내내 즐겁다. 그런데 윤성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현재는 있는데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의 미래를 상상하거나 그린다는 것은 오지랖이지만 '윤성호 감독의 몇 년 후 영화'를 잠시 상상해보지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는 현재를 살고, 지금이 중요한 감독인 듯 하다. 하지만 약간의 변화를 나는 그에게 바란다. 암, 그렇겠지 그도 오늘 분명 지금 현재를 '과도기'라 말했으니. 여튼 도약선생, 재밌다. 배우들도 참 좋다. 박희본도 좋고, 오늘 처음 본 원식 역의 나수윤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성호 감독 영화에 틈틈이 나오는 이우정은 매력적이다!     

ps. 영화 속 장면을 함께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온라인상에 공개된 사진들은 모두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장면들이다. 조금 아쉽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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