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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2013. 3. 11. 23:41


꿈을 꾸었다. 꿈은 어느 평론가와의 대화에 관한 꿈이었다. 고등학교 때 영화잡지를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평론가들은 왜 그렇게 할 말이 많은 것일까였다. 영화를 그저 느낀대로 마음에 담아두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영화를 본 것을 언어화해야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어려운 글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글을 읽고 있으면 화가 나서 그 화를 다독이면서 글을 읽곤했다. 펜까지 들고, 줄을 쳐 가면서.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는 글들은 항상 있었다. 지난 밤 꿈 속의 나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떤 평론가에게 화를 냈다. 아니 그렇게 해석하면 뭐해요? 아무리 당신이 그렇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도 감독은 이렇게 말할 뿐일거에요. "아무 의미없다. 그저 떠오르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찍었을 뿐이다. 우연히 만들어진 장면이다." 그러니까 우선은 당신의 감정이 일렁이는 대로 느껴야 해요. 영화를 째려보며, 비판하려 들지말고 일단은 느껴야 해요. 깨고나서 생각해보니 꿈 속에서 내가 한 말은 어느 평론가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새기어 들어야 하는 말이었다. 영화를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감상한 적이 너무 먼 옛날이다. 슬프다. 하지만 김혜리 기자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그녀를 애정한다. 씨네21 895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관한 글이 마음에 들어서 노트에 옮겨 적었다.

(20130311)



집으로 돌아와 몸에 걸치고 있던 것들을 벗어 하나 둘 수납장 위에 올려다 놓았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양새가 예뻐서 사진으로 담았다. 기분좋은 가게에서 1,000원 주고 산 니트와 몇 년 전 여성의 날 행사 때 친구가 활동하는 단체 부스에서 만들었던 은행나무 열매 목걸이와 작년 퀴어퍼레이드에서 장만한 팔찌와 문정현 신부님이 축성해주신 묵주와 마르쉐 장터에서 지인이 선물해준 덧버선과 항상 내 왼쪽 손목에 머무는 내가 내게 선물한 손목시계까지 물건들의 사연과 조합이 예뻐서 사진으로 담았다. 

(20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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