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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23. 01:17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월요일은 엄마에게 전화하기로 마음 먹은 날인데 전화를 못했다. 11시를 훌쩍 넘긴 시계를 보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괜시리 눈물이 핑돌것같아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일단 서걱거리는 마음을 이 사진을 보면서 달래본다. 말속에 갇히지않기를, 생각이 우리를 잡아먹지 않기를.

(20130722)




<엽서와 산책> 두번째 모임은 북한산 둘레길 소나무숲길 구간을 걸었다. 습기가 가득한 숲길은 산모기로 힘들었지만 우리는 걷는 동안 비를 기다렸고, 길의 막바지에 후다닥 쏟아지는 비에 기뻐했다. 동행한 이들은 제각각 자두, 토마토, 참외, 복숭아 제철 과일을 챙겨왔다. 제철 과일을 먹으며 마주보고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발을 찍었다. 당시의 풍경과 기운이 생각난다. 8월 <엽서와 산책>의 행선지는 어디로 하면 좋을까? 괜시리 또 기대된다. 그 길과 길위의 사람들이.


엽서를 붙이기 위해 D여자대학교에 잠시 들어갔다. 우리는 "우체국이 어디있냐고?" 경비원에게 물었다. 그 학교는 사설경비업체 모자씨에게 경비업무를 맡기고 있었다. 모자씨 직원들은 제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다. 우리에게 "이 학교 학생이 아니냐?"라고 물었고 외부인은 6시 이후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잠깐 편지만 붙이고 나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학교에 출입해서 학교 공터에 자리잡고 술을 마시며 노닥거렸다. 10시가 넘은 시각 모자씨의 제복 입은 또다른 젊은 남자가 저벅저벅 다가와 또 물었다. "이 학교 학생이냐고?" 그때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두고왔다고 하자, 모자씨의 제복 입은 젊은 남자는 학내 음주는 불가능하다며 우리의 음주를 단속했다. 제복입은 젊은 남자가 돌아다니면서 재학 여부를 묻고, 술 마시는 것으로 무어라 그러니 기분이 별로였다. 이것 참, 고등학교도 아니고. 정숙한 여자고등학교에 와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2013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