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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20. 21:43

 

12월 19일이 지났다. 심란할듯하여 일부러 대선 방송을 보지 않았다. 대신 극장에 다녀왔다. <레미제라블>을 봤다. 친구들과 함께 24일날 보기로 약속해놓고 결국 참지 못하고 봤다. 24일에도 다시 볼 것이다. 우선 이 영화에 대한 초벌감상을 해보려고 한다. 

 

영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 아주 충실한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뮤지컬을 구현한다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 기대하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관객이 기대하는 '무언가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영화 평론가 황진미씨는 '뮤지컬이 보여주지 못하는 스펙터클까지! 최고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스펙터클을 어느 부분에서 느꼈던 것일까?

 

영화를 통해 뮤지컬이 구현되는 장점 중 하나는 무대에서 쉽게 보고 느낄 수 없는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일 것이다. 영화 <레미제라블>은 카메라를 배우 얼굴에 가까이 가져가면서 표정의 생동감은 전달한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기준을 두고, 거기에 영화적 요소를 결합하는 장르이다. 그랬을때 '뮤지컬'이 가지는 기본조건을 관객들은 당연히 전제하고 극장을 찾는다. 관객과 배우가 닫힌 공간에 함께 있는 장르인 연극은 그 시공간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 그로 인해 느껴지는 긴장감이 묘미이다. 뮤지컬은 같은 시공간에 관객과 배우가 존재하는 것과 더불어 음악적 역동이 더해져 그 긴장감의 전달은 더욱 극대화된다. 특히 <레미제라블>과 같은 대형 뮤지컬의 역동과 웅장함에 대한 관객의 기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영화이지만 뮤지컬영화라는 두 버전이 결합된 창조물에 대해 관객들은 두 버전에 대한 기대를 동등하게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은 관객의 그 기대에 미치지못하고 대체로 평이하다는 느낌을 전한다. 재능은 가지고 있지만 끼를 제멋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모범생'같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답답했다. 왜 답답했을까? 그 이유는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관객의 기대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제대로 본 뮤지컬영화 중 하나는 <사운드오브뮤직>이다. <사운드오브뮤직>과 <레미제라블>을 비교했을 때 두 영화의 확연한 차이는 화면에 무엇을 얼만큼 담았는가이다. 즉 영화의 배경을 어디에 두고 있는 것인가이다. <사운드오브뮤직>의 경우 영화라는 장르를 적극 활용하여 카메라는 자연이라는 광활한 배경을 멀리서 잡고, 그 안에 인물을 담고, 음악을 덧씌운다. 하지만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무대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제한적 배경안에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하였다. 특히 시민군과 공권력의 대치장면은 무대를 그대로 반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배경이 세트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이 또한 무대에 국한된 연출로, 관객은 영화적 스펙타클을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빅토르위고의 원작인 <레미제라블>에 대해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딱 은촛대까지의 수토리가 전부였다. 영화를 통해 이 작품에 대한 처음과 끝을 접하였다. 영화를 함께 본 이는 2시간 30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동의한다. 이 또한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을 영화하면서 부딪히는 한계일 것이다. 인물들이 '도구화'되는 순간들이 틈틈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자베르의 고집스러운 자기 신념에 대한 실천과 장발장의 끊임없는 질문-Who am I?-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고 있었다. 장발장의 죽음과 동시에 영화 속에서 흐르는 노래가 주님을 언급하다가 민중으로 전환되는 마지막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영화 <레미제라블>은 소설이라는 원작의 무게와 4대 뮤지컬 중 하나라는 작품의 그림자 속에서 여러모로 한계에 부딪혔지만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한 작품이었다.

 

+ 제대로 본 뮤지컬도 없으면서 소설 <레미제라블>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주저리주저리 쓴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긴하지만 말그대로 감상이니까. 제멋대로 내 공간이니까. ㅎ

 

+ 앤헤서웨이와 에포닌 역의 사만다 뱅크스 좋았다.

 

+ 만약에 영화를 메가박스 센트럴에서 보지 않고 다른 곳에서 보았으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메가박스 센트럴이 영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집 앞이라는 장점으로 찾았는데, 극장을 나오면서 후회하고 또 후회를 했다. 스크린은 조막만하고, 조막만한 스크린은 또 윗부분이 잘리고, 음향은 전혀 받쳐주지않고 의자만 징그럽게 많은 메가박스 센트럴에서는 앞으로 가급적이면 영화를 보지않을 것이다. ㅠ <레미제라블>을 메가박스 센트럴에서 보다니 내가 멍충이다. 여튼 좋은 극장에서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

 

+ 그리고 관객님들하 영화볼 때는 제발 영화에만 집중해주면 안되겠니? 팝콘 먹느라 분잡하고, 이에 낀 팝콘 빼느라 쩝쩝 산만하고, 틈틈히 핸드폰 메시지 체크하고, 앞좌석 뻥뻥 차주시면서 그렇게 영화를 봐야겠니? 제발 안그러면 안되겠니? 엉.엉.엉.